◈ 유체이탈 화법의 창시자 MB, 회고록 출간
이명박 전 대통령(74)이 2년 만에 들고 돌아온 회고록이 정치권에 파장을 낳고 있다.
오는 2월2일 출간되는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알에이치코리아)'에서 국민적 비판에 직면했던 광우병 사태, 세종시 수정안 추진,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 문제 등을 야당이나 당시 친박계 탓으로 돌린 것이 29일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4대강 사업 논란과 관련해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한국이 세계금융위기를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보다 빨리 극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한국수자원공사의 부채 누적과 ‘22조원 플러스 알파’라는 천문학적 예산 투입으로 '혈세 낭비'라는 국민적 비판과는 동떨어진 인식으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대운하 사업은 국회 예산 통과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 일부에서도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라며 "17대 대선 때 치열한 당내 경선 과정에서 반대편에 섰던 의원들이 그 중심에 섰다"고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를 겨냥했다.
또한 국회 국정조사를 앞두고 있는 자원외교 부실 논란에 대해서도 "국내외 복잡한 현안은 내가 담당했으며 해외 자원개발의 총괄지휘는 국무총리실에서 맡았다"며 당시 한승수 국무총리에게 책임전가를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회고록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부끄럽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김성수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4대강 사업이 한국 세계금융위기를 극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이 전 대통령의 뜬금없는 주장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강을 살리겠다며 4대강에 수십조의 혈세를 쏟아 붓고서 비판이 일어나자 이제는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재정투자라고 우기려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운하라고 했다가 강 살리기라고 했다가 이제는 재정투자라고 한다"며 "번번이 말을 바꾸는 이 전 대통령의 변명은 조금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자원외교와 관련해 "재임 당시 자원외교의 빛나는 성과를 역설했던 이 전 대통령이 국정조사를 앞두고 책임을 총리실에 떠넘기고 있다"며 "책임 회피에만 급급한 전직 대통령을 보며 단 한번이라도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는 것인지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친박계 이정현 최고위원 역시 "국민과의 큰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신뢰 정치 구현, 그리고 최대의 현안이었던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두 가지 대의명분만 고려됐다"며 "정치 공학적인 고려는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만일 그때 이 약속을 깼다면 오늘날 새누리당 정권도 새누리당의 존재도 사라졌을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 장가도 안 간 34살 아들 다리 공개한 이완구
국무총리가 되는 길은 그동안 삶의 궤적에 대한 총체적 평가다. 차남의 병역면제가 구설에 오르자,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는 공직자가 아닌 '아버지'로서 눈물을 떨궜다.
"장가도 안 간 서른네 살짜리 자식이 다리에 치명상이 있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리고 얼굴까지 공개해야 하는 부모의 심정은 참담하다. 이렇게까지 해서 공직을 맡아야 하는지 회의가 든다"며 눈물 한 줄기를 흘린 이 총리 후보자는 이 외에도 논문 표절, 경기도 분당 일대 토지 투기 의혹과 타워팰리스 아파트 매매 다운계약서 작성 및 양도소득세 탈루 의혹 등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여느 때와 달리 '무딘' 검증을 예고했던 새정치연합이 이 후보자의 의혹이 거듭되자, '송곳검증'으로 날을 세웠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29일 "이 후보자가 저와 협상해온 파트너이기 때문에 야당이 검증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청문위원들 중 그럴 분은 없다"고 일축했다.
인사청문위 야당 간사인 유성엽 의원도 "국회에서 같이 머리를 맞댔다고 봐줄 생각은 없다"며 "병역, 부동산 투기, 논문 표절, 원정출산 의혹부터 호남 고속철 문제나 재벌대기업 감세 철회 문제, FTA 문제 등을 두루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이날 이 총리 후보자의 차남 이모(34)씨의 과거 MRI 사진을 본 뒤 "전방십자인대 완전파열이 맞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씨는 병역비리의혹 공개검증을 위해 엑스레이(X-Ray)와 MRI 촬영을 진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