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국민들이 필수적으로 소비하는 물품의 가격이나 유통을 통제해 재정을 늘리고 경제장악력을 높이곤 하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과거 정부가 시중에서 생산되는 소금을 전부 사들여 독점 판매했던 소금 전매제입니다. 최근 중국은 과거 진시황때부터 이어져온 소금 전매제를 오는 2016년부터 폐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소금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국가에 의해 통제왔던 것이 바로 '술'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도 술에 '주세'라는 이름으로 출고가의 일정비율을 세금으로 부과하고 있고, 술을 유통하려면 정부의 면허를 얻어야만 합니다.
최근 무면허 주류유통업자에게 세금계산서를 이용한 편법으로 술을 공급하다가 면허가 취소된 주류중개업자에 관한 심판례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조세심판원은 어떤 판결을 내렸을지 알아보겠습니다.
□ "실제 사업자"vs"무면허 사업자" = A씨는 주류중개업면허를 가지고 있는 주류도매업자입니다. 과세관청은 A씨에 대한 주류유통과정 추적조사를 실시한 결과 위장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사실을 확인하고 A씨의 주류중개업 면허를 취소한다는 통보를 내렸는데요.
이는 현행법상 총주류매출금액 대비 위장거래금액 비율이 100분의 10 이상이면 면허가 취소되기 때문입니다. A씨 법인은 이 비율이 48.8%로 취소기준을 한참 상회했습니다.
A씨는 주류전문소매점에 캔맥주를 대량 납품한 것으로 가짜세금계산서를 발행했고, 실제로는 무면허 사업자인 C씨에게 제공했다는 것이 과세관청이 밝힌 사건의 전모입니다.
하지만 A씨는 면허취소를 받아들이지 못해 결국 조세심판원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는데요.
과세관청이 소명할 기회를 주지 않았고, 해당 세금계산서가 허위가 아니라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A씨는 "과세관청은 조사 당시 소명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서 "내가 아닌 동생인 B를 실제 대표로 보고 B의 진술에 따라 임의로 가공매출로 판단해 조사를 종결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과세관청은 무면허 중간도매상인 C와 거래하고도 D와 거래한 것처럼 꾸몄기 때문에 허위거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C는 D의 아들이고 명의만 D명의로 되어있기 때문에 C와 거래한다고 해서 허위 거래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과세관청은 B에게 소명기회를 부여했고, 관련자들의 증언을 감안할 때 A씨가 허위계산서를 발행한 것이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과세관청은 "청구법인의 대표 B에게 조사 절차를 고지하고 진술기회를 부여했다"고 밝힌 뒤 "무면허 중간도매상인 C와 D의 진술, 주류전문 소매점 사업자들의 진술 및 현장확인 결과 해당 금액이 가공거래로 판단되기 때문에 주류중개업 면허를 취소한 처분은 정당하다"고 반박했습니다.
□ 심판원 "증빙을 제시하지 못하는 A씨, 면허취소 정당하다" = 심판원은 과세관청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A씨 법인의 총주류매출액 대비 위장거래 비율이 48.8%로 면허취소기준인 100분의 10을 넘고, 문제가 되는 세금계산서들이 허위가 아니라는 객관적 증빙을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심판원은 "현행법상 세금계산서 교부의무 등을 위반한 금액이 총주류매출금액의 100분의 10 이상인 경우에는 그 면허를 취소하게 되어있다"며 "A씨 법인의 위장거래 적출비율이 48.8%로 이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A씨는 C가 실제사업자라고 주장하지만 이에 대한 실질적인 증빙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때문에 과세관청의 주류중개업 면허취소 처분은 달리 잘못이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참고심판례 : 조심2014서34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