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가격 상승 임박..소비 줄며 수익률 하락 '불가피'

라면 인기 '시들'..주요 업체들 실적 부진 지속

대표 ‘서민음식’으로 손꼽히는 라면 가격 인상이 임박해졌다. 라면의 인기가 시들해지며 시장은 축소되는데 원재료 가격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기 때문. 또한 주요 업체들의 지난해 실적마저 부진해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라면 가격 상승에 대한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무엇보다 라면 시장 축소 탓이 크다. 2013년 2조원을 넘어섰던 라면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9700억원으로 다시 축소됐다.

2011년 이후 전년대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던 라면시장이 역성장을 한 것이다. 밥으로 만든 ‘간편식’ 등이 쏟아지며 라면의 자리를 대신할 식품이 많아지고 건강을 생각해 라면을 줄이는 사람들이 많아진 탓에 라면 소비가 줄고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도 라면 가격 인상을 점치는 근거가 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소맥 가격은 12.6%가 반등하며 라면 업체들의 원재료비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게다가 라면은 그동안 서민음식이라는 이유로 다른 식음료 가격이 오르는 수년간 가격을 인상하지 못했다. 농심은 2011년, 삼양라면은 2012년 가격을 올린 것이 마지막이다.

치열한 업계간의 경쟁도 업체들의 수익 악화에 원인이 되고 있다. 1위 라면 업체인 농심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27%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내심 이번 기회에 라면 가격을 인상하고 싶지만 극도로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담뱃세 인상 등 물가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아 가격을 올리는 것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혹시 가격 인상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어 농심이 먼저 나서주기만 바라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라면 가격에 대한 고민은 항상 크다”며 “가격이 동결된 상황에서 소비까지 침체해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오랜 기간 가격을 유지했기 때문에 가격 인상에 대한 부정적인 소비심리가 크지 않으리라는 예측도 나온다. 또한 저렴한 제품군의 가격은 유지하고 주요 제품의 가격은 올리는 방식으로 소비 저항을 완화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충고도 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라면 가격 정책을 브랜드별로 달리하며 판매 가격을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부 브랜드 가격은 인하하고 경쟁력 있는 주력 브랜드는 소폭의 가격 인상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