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 백화점업계 빅3가 아울렛 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일 태세다. 아울렛이 유통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부진과 정부의 유통산업 규제 등의 여파로 성장 정체와 수익성 악화에 고전중인 백화점 빅3가 올해 아울렛 시장 공략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 백화점 빅3, 2015 아울렛 출점 계획...롯데 3개, 현대 2개, 신세계 기존점 확장
이들 빅3중 아울렛사업을 처음 시작한 곳은 지난 2007년 6월 경기도 여주에 문을 연 신세계사이먼이다. 하지만 지난 1월말 현재 아울렛 매장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롯데쇼핑(롯데백화점)으로 역전했다.
롯데는 2008년 10월 아울렛 1호점인 광주 월드컵점을 낸 이후 총 14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오는 2018년까지 총 30개의 아울렛 점포망을 갖춘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롯데백화점은 올해 아울렛 3개점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천 항동, 경기 광교 신도시, 경남 진주에 각각 도심형 아울렛을 하반기중 오픈할 예정으로 오픈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세계는 현재 경기도 여주, 파주, 부산 등 세 곳의 프리미엄 아울렛을 운영 중이며, 오는 2018년까지 총 8개로 늘릴 계획이다. 다만 올해는 내실을 다지며 상반기중 기존 여주점을 2배로 확장해 오픈 할 예정이다.
이렇게되면 여주점은 기존 부지 8만여 평, 매장면적 8천여 평, 145개 브랜드에서 부지 14만여 평, 매장면적 1만6천여 평, 250여 개 브랜드를 갖춘 아시아 최대 프리미엄 아울렛으로 변신하게된다. 이를 통해 현재보다 2배 가까운 지역 일자리도 창출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5월 서울 가산동에 도심형 아울렛 현대하이힐 1호점을 내면서 아울렛 시장에 뒤늦게 가세했다. 현대는 비록 3사 중 가장 늦었지만 올해 2개, 내년 1개의 매장을 추가 오픈하며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달 중 현대백화점의 첫 프리미엄 아울렛인 경기도 김포점과 서울 송파구 장지동 가든파이브에 도심형 아울렛 2호점(가칭 현대아울렛 송파점)을 우선 출점한다.
이중 김포점의 경우 한강 아라뱃길 김포터미널 아울렛 부지 5만2375㎡에 연면적 16만5000㎡ 규모로, 부지와 연면적에서 인근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부지면적 4만953㎡, 연면적 15만473㎡)을 능가하는 규모라는 것이 현대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한강을 건너면 차량으로 10여분 거리에 롯데·신세계 파주아울렛이 위치해 있어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들 빅3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백화점 빅3가 아울렛 시장에 눈을 돌리는 것은 매출정체와 수익성 악화 추세가 완연한 백화점 사업에 비해 아울렛 시장의 경우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 매출, 백화점 하향세 완연 vs 아울렛 두자리수 성장
백화점 3사의 사업보고서와 신세계미래정책연구소, 신영증권 서정연 연구원의 보고서 등을 종합해보면 백화점사업과 아울렛시장 사이의 성장성에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신세계미래정책연구소의 '2014년 유통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백화점 매출 규모는 2012년 29조1000억원, 2013년 29조9000억원으로 2.7% 성장에 그친 반면, 같은 기간 아울렛시장은 8조7000억원에서 9조9000억원으로 13.8% 성장했다.
지난해의 경우엔 11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13.1% 성장했을 것으로 신영증권 서정연 연구원은 전망했다.
이를 백화점 빅3의 실제 매출과 비교해 보면 그 차이는 더 벌어진다.
백화점 빅3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3사의 별도재무제표기준 지난 2011년 합산매출은 10조5126억원에서 2012년 10조 9935억원, 2013년 11조 439억원으로 매년 매출 신장율이 감소하고 있다. 2012년 4.6%였던 것이 2013년엔 0.5% 성장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3분기까지의 이들 3사의 누적 합산매출액은 7조8178억원으로 전년 동기 7조8925억원대비 0.95% 역신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에 아울렛매장을 운영하는 신세계사이먼의 매출 증가율을 보면 2010년 매출 308억원에서 2013년 915억원으로 197%나 성장했다. 4년 평균 연 49.2%씩 증가한 셈이다.
롯데 아울렛사업부의 경우도 2010년 40%, 2011년 54%, 2012년 79%, 2013년 47% 등 연평균 50%가 넘는 성장세를 구가 중이다.
백화점 빅3가 아울렛 사업 진출을 강화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 수익성, 백화점 3사 하락추세 VS 아울렛 고수익 유지... ‘매력적’
이 같은 성장성 외에도 수익성 비교시 아울렛 사업의 매력도는 더욱 확연하게 드러난다.
백화점 빅3 중 현재까지 아울렛사업의 재무자료를 공개하는 곳은 신세계 첼시 프리미엄 아울렛을 운영하는 신세계사이먼밖에는 없다.
롯데는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에서 이 사업을 영위하지만 실적을 별도 공시하지 않고 있다. 담당자 역시 영업비밀이라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의 경우는 지난해 5월 구로 가산동에 도심형 아울렛을 첫 오픈해 아직 실적을 논하기엔 의미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울렛사업의 수익성은 신세계 첼시의 경우와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지난 2010년이후 지난해 9월까지 백화점 3사와 신세계사이먼의 영업이익률 추이를 비교해 보면 먼저 백화점의 경우 롯데는 2010년 12.3%에서 지난해 3분기 7.5%로, 신세계는 15.2%에서 11.0%, 현대 역시 27.3%에서 22.4%로 3사 모두 우하향 방향의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신세계사이먼의 경우엔 2010년 53.4%에서 2011년 44.7%로 떨어진뒤 2012년 48.1% 그리고 지난해 3분기말 50.6%로 우상향 방향의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신세계사이먼의 영업이익률은 현대백화점의 2배가 넘고 신세계백화점보다는 4배, 롯데보다 7배 가까이 높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어 매력적이다.
이같은 성장성과 수익성외에도 오랜기간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합리적 소비 트렌드가 확산된 것도 아울렛 사업에 주목하는 요인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지적이다.
백화점 빅3의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 장기화로 중산층 소비여력이 줄어들면서 온라인몰이나 해외직구의 급증, 여기에 정부의 각종 규제 등으로 인해 백화점의 성장과 수익성은 한계상황”이라며 “이에 복합쇼핑몰이나 프리미엄 아울렛과 같은 새로운 유통채널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