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증세는 최후수단"…유승민, "내 생각 고집 않겠다" 한발 후퇴
우윤근 "복지 수준 OECD 최하위, 복지 재조정 있을 수 없어"
'증세 없는 복지' 논란과 관련, 증세-복지 논의가 촉발된 가운데 새누리당이 복지 지출 재조정을 강조하고 나오면서 여야의 입장차가 선명해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증세는 최후의 수단"임을 강조하며 복지 지출 구조조정에 따른 복지 축소를 내세우고 있다. '복지축소'에 대한 국민적 반감 역시 폭발력이 있어 직접적으로 '축소'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현재 복지예산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하위 수준이라는 점에서 재조정은 축소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야당은 현재 시행하고 있는 복지에 대한 축소는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법인세 정상화'를 거듭 압박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6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증세 없는 복지' 논란과 관련해 "복지 예산이 잘 쓰이는지 전면적으로 점검해 부조리나 비효율적으로 쓰이는 곳을 잘 찾아 조정하고도, 예를 들어 과잉 SOC(사회간접자본) 등 세출 낭비 요인을 제거하고도 더 나은 대안이 없을 때 납세자인 국민에게 물어본 다음 마지막 수단인 증세를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대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증세는 마지막 수단'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을 염두에 둔 듯 "증세 논쟁은 아무 의미가 없고, 증세는 최후의 수단이란 측면에서 정부와 새누리당의 의견 차이는 전혀 없다"고 동조했다.
'증세 없는 복지는 거짓말'이라며 논란을 가시화시킨 유승민 원내대표는 정부의 입장과 친박계의 반발을 우려, "당·정·청간에도, 여야간에도, 여야 각 당 내부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생각의 차이가 존재한다. 민주주의에서 이런 생각의 차이가 표출되는 것은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저의 생각을 고집하지 않겠다. 마음의 문을 열고 이 문제에 대해 토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세수 확보를 위한 법인세 인상과 관련해 '성역은 없다'고 밝힌 것에서 한 발 물러난 것으로 증세·복지 논의가 계파 간 갈등으로 비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을 보인다.
유 원내대표는 "세금과 복지는 참 어려운 문제이며,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문제"라면서 "우리 사회에서 건강한 토론이 시작된 것은 정말 의미 있는 일이고, 국민 사이에서 또 각 단체 사이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요한 정책 문제에서 생각의 차이를 마치 무슨 당내 계파 갈등으로 보는 시각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당내에서 정책문제를 두고 치열하고 건강한 토론을 통해 당의 입장을 정리하고 국민적 합의를 수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의 복지 지출 재조정이 복지축소로 연결될 것을 우려하며 현재 시행되는 무상급식과 무상보육 등에 대한 복지 축소에 대해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확대간부회의에서 새누리당을 향해 "세수가 없으니 복지를 줄이자는 것은 안 될 말"이라고 비판하며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범국민적 대타협기구 구성을 촉구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복지 지출 재조정에 대해 "우리나라 복지는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으로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복지과잉이나 축소, 구조조정 요구는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새누리당이 말하는 무상복지 등의 구조조정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연말정산, 건강보험료 체계 개편 백지화 등 정부·여당의 무능으로 야기된 정책혼선을 마치 과도한 복지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왜곡하려 한다"며 "지금 시대정신은 복지국가의 실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이들 보육과 교육, 의료는 국가 책임이고 헌법상의 의무다. 기본적인 복지 사항을 절대 축소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며 헌법이 정한 기본 복지를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간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법인세 정상화를 조세개혁의 첫 번째 과제로 반드시 다뤄야 한다"면서 "그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제안한 범국민 조세개혁특위 설치에 새누리당이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법인세는 성역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해 참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