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쇄신 및 운영방향' 발표
'줄서기 인사', '정실인사' 타파 나서
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 경영에 대한 간여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종합검사를 없애고 현장검사를 줄이기로 했다.
단, 중대하고 반복적으로 위규행위가 발생하는 금융회사의 경우 영업정지와 최고경영자(CEO) 해임권고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한다.
진웅섭(사진) 금융감독원장은 10일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감독 쇄신 및 운영방향'을 발표했다.
진 원장은 "앞으로 신뢰, 역동성, 자율과 창의를 금융감독 3대 기조로 삼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5대 부문, 25개 과제, 60개 세부과제를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회사들이 경영건전성을 확보한 가운데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감독관행을 혁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금융회사의 경영에 사사건건 개입하는 관행을 벗고 배당이나 이자율, 수수료, 신상품 출시 등에 대한 결정을 존중, 자율과 창의를 촉진하겠다는 의도이다.
우량회사에 대한 우대 방침도 제시했다. 우량한 금융회사에 대한 일부 규제를 완화해 자율성을 확대하고, 행정지도와 가이드라인 등 숨은 규제도 발굴해 없애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진웅섭 원장은 금융소비자에 대한 보호도 강조했다. 그는 "건전성 유지와 소비자 보호, 금융산업 발전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균형있게 고려해,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금융산업 전체에 대한 국민 신뢰를 저하시키는 시책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 원장은 또 "금융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종간 칸막이 철폐 등 2단계 금융규제 개혁방안을 금융위원회와 협업해 마련하고, 시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건전성 감독기준과 운용실태를 전면 점검해 과도한 부분을 개선하고, 금융회사의 핀테크(금융과 IT의 융합) 산업 참여 확대 방안을 모색하는 등 지원방안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관행적인 종합검사를 점진적으로 줄여 2017년에는 폐지하고 현장검사를 축소하는 대신 경영실태평가와 상시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회사들의 자율성을 보장하되 제재는 강화된다. 문제 부문과 회사 중심의 선별검사를 강화해, 중대하고 반복적인 위규 사항이 나타나면 영업정지 및 CEO 해임권고(건의) 조치를 내린다.
주식불공정거래와 분식회계, 불법 외환거래 등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도 발본색원한다. 기관투자자와 경영진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상장법인 회계 감리주기를 단축하는 한편 사전예고를 통한 테마감리를 실시할 방침이다.
진 원장은 "신상필벌(信賞必罰)을 금융회사 검사와 제재의 대원칙으로 삼고 금융회사의 자율과 창의를 제약하지 않으면서 엄정한 금융질서를 확립할 수 있도록 검사와 제재관행을 쇄신하겠다"고 말했다.
단 경미한 법규 위반사항이나 직원에 대한 제재권은 금융회사에 넘겨주고, 부실여신 면책제도 등을 활성화해 금융회사가 자기 책임 하에 실물경제 지원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금감원은 이외에도 보신적 금융행태와 대포통장과 같이 금융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적폐를 해소하고, 보이스피싱과 불법사금융, 불법 채권추심, 꺾기, 보험사기 등 5대 민생침해 불법 금융행위에 대한 대응을 강화한다.
진웅섭 원장은 금감원 혁신도 약속했다. 그는 "업무능력과 평판, 도덕성을 갖춘 사람은 누구라도 중용하는 등 능력 본위의 인사를 솔선수범하고, 금융권에 남아 있는 '줄서기 인사'와 '정실인사' 타파를 선도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과제별로 관리코드를 부여해 추진계획과 진행사항을 직접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