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 모호해 효율성 떨어져"…'사전 심사'와 '조사'로 명확히 해
금융감독원이 올해 회계감독국 조직을 개편한다. 금감원 회계감독국은 상장사의 감사보고서에 대한 감리를 담당하고 있다.
11일 금감원에 따르면 회계감독1~2국으로 나뉘어 있는 조직을 회계심사국과 회계조사국으로 개편하고, 역할을 명확하게 구분할 방침이다. 그동안 분식회계에 대한 감리를 맡고 있는 조직의 역할 구분이 모호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회계심사국은 전체 감리 대상 중 사전 심사를 진행해 분식회계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한다. 회계조사국은 선정된 감리 대상에 대해 직접 조사를 실시하고 제재 및 조치를 담당하게 된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현재 감독1~2국은 모두 상장사에 대한 감리를 담당하고 있지만 그 역할이 모호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회계심사국이 전체 감리 대상 중 문제가 있어 실제 감리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기업을 선정하고, 회계조사국이 선정된 기업을 대상으로 실제 감리를 벌여 조치를 취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회계심사국이 감리 대상 전체를 아우르고 회계조사국이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등 분업화한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또 분식회계와 주식 불공정 거래 등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행위에 제동을 걸기 위해 상장사 감리주기를 줄이고 사전 예고를 통한 테마감리도 실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현재 20명에 불과한 감리 인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금감원이 감리한 기업은 89개사로 2010년(268개)에 비해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동양그룹 계열사와 세월호 사고 관련 관계사, 대기업 효성에 감리 역량이 집중되면서 전체 감리 회사가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 외에도 금융혁신국을 신설해 불건전 영업행위와 매수의견 위주 증권사 보고서, 보험 불완전판매, 카드사의 일방적 부가서비스 중단 등 금융 적폐 해소에 나선다. 아울러 금융현장의 애로사항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 감독총괄국 산하에 금융애로팀을 만들 예정이다.
반면 최수현 전 금감원장이 만든 기획검사국은 업무상 중복이 많다는 이유에서 1년을 넘기지 못하고 폐지하기로 했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지난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른 검사국과 중복되는 기능을 넘기고 금융혁신국에서 금융권 적폐 문제를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