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개회, '이완구 인준안' 놓고 여야 '격돌' 예고

정의화 "예정대로 오후 2시 본회의 개회"…'이완구 인준안' 상정은 보류

정의화 국회의장이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을 위한 국회 본회의를 예정대로 열기로 해 여야 간 일촉즉발의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정 의장은 "여야가 합의한 의사일정에 따라 12일 오늘 본회의를 개회한다"면서 "의원 개개인이 양심에 따라 표결할 수 있도록 여야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고 최형두 국회 대변인이 전했다.

정 의장은 이날 집무실에서 새누리당 유승민·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와 긴급 회동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최 대변인이 전했다. 다만 정 의장은 이날 의사일정에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포함되 있지만 상정여부와 관련해 여야 간 협상 상황을 더 지켜보면서 결정하기로 했다.

본회의 일정은 여야 합의한 대로 열지만 인준안 상정여부에 대해서는 여야 합의에 따르겠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본회의를 열어도 야당이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완구 인준안'을 놓고 여야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 등 전 지도부가 나서서 정 의장을 어떻게 해서든 설득해 본회의 상정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특히 이날 정 의장은 야당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이날 본회의를 설 연휴 이전인 13·16·17일 중 하루로 연기하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유 원내대표는 이를 즉각 거부, 이날 표결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

유 원내대표는 정 의장과의 면담 후, 긴급 의원총회에서 이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여당 단독으로라도 처리할 뜻도 밝혔다. 

그는 "한선교 인사청문특위 위원장과 저와 함께 최대한 야당을 설득해서 야당 주장을 보고서에 넣어서 채택하도록 노력해 달라고 했다"며 "그러나 야당이 반대해도 특위가 오전 중에 보고서를 채택해야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도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처음에 당연히 표결에 응하기로 했는데 중간에 후보자의 부정적 여론이 형성 되면서 말을 바꿨다"며 "어제 설 지나 23일이나 24일 표결하면 참여할 수 있을거 같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절대 안 된다. 합의한 대로 해야 한다'고 거부했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의장 설득은 계속 할 것"이라며 "청문보고서가 채택되면 본회의로 자동부의되어 넘어오면 의원 과반 수 이상이 출석해야 한다. 야당이 당초 합의를 어겨가면서 이렇게 나오고 있어 원내지도부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 이를 감안해서 우리 전열에 문제 생기지 않도록 잘 해 달라"고 당부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의원총회에서 "본회의 개최 합의를 해서 열리지만 의사일정 협의는 안 되어 총리 인준은 의장이 고심을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정 의장과의 면담에 대해 "어떤 경우라도 일방처리는 안된다고 했다. 그런 전례도 없고 불행한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가 합리적으로 협조하려고 해도 협조 하지 못한다. 국민들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이문제는 국민눈높이에서 생각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여야가 의총을 열어 의견을 모으는 만큼 최대한 여야 논의를 통해 합의하자는 입장이다.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 단독 표결에 대해 "인사 관련안에 대해 여당이 단독으로 할 수 있겠나. 이후에 어떻게 감당하려고....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진성준 의원 역시 "'반쪽짜리' 총리로 국정운영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그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져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의 강행의지에 대해 "강행하는 것은 이완구 후보자 문제점을 옴팡 지고 간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한편 국회 의사일정에 따른 이날 본회의 처리 예정 안건은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과 국회 운영위원장 선출안, 법제사법위로부터 부의된 법안 11건 등 모두 13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