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이완구 임명, 여야 공동 여론조사 제안"
유승민 "여야 원내지도부 합의 하루 만에 말 바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둘러싸고 여야의 양보 없는 '격돌'이 거세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자의 인준 문제와 관련해 "만약 우리 주장(자진사퇴)을 야당의 정치공세로 여긴다면 중립적이고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 기관에 여야 공동으로 여론조사를 의뢰하기를 청와대와 여당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그 결과에 승복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즉각 문 대표를 향해 “여야 원내대표간 합의를 존중하겠다고 해놓고 말을 바꿨다"며 비판하며 제안을 거부했다.
앞서 여야 원내지도부는 전날(12일) 본회의를 오는 16일로 연기했지만 이 후보자의 인준에 대해서는 여야 입장차가 엇갈려 재충돌을 예고한 바 있다.
문 대표는 이날 "모처럼 자리 잡아가는 대화와 타협의 의회정치를 부적격 총리 후보와 맞바꿔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후보자를 반대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 당의 입장이 매우 곤혹스럽다"며 "우리 당은 번번이 국정 발목 잡는 것 같은 그런 모양을 원하지 않지만 국민은 대한민국의 국격에 맞는 품격 있는 총리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후보자는 종전의 총리 후보자들보다 결격사유가 더 많을 뿐만 아니라 총리에 걸맞은 국격을 갖추고 있지 않다"며 "국회 본회의가 16일로 연기된 것은 이 후보자가 스스로 결단할 수 있는 시간을 준 것으로, 대통령에게 누를 덜 끼치는 길을 찾길 바란다"고 거듭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또 청와대를 향해 "이미 두 번의 실패가 있었으면 이번만큼은 제대로 검증했어야 하는데 도대체 무엇을 검증했는지, 검증을 하긴 한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총리 후보자 추천과 검증에 세 번이나 실패하고서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청와대의 모습이 기이하게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을 향해서도 "강행 처리는 안 그래도 이 후보자에게 실망한 국민에게 더 깊은 상처를 안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새누리당 유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단-정책위의장단 연석회의에서 오는 16일로 연기된 본회의 일정과 관련해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을 해야 하기때무에 야당이 불참하더라도 통과되도록 의결 정족수를 채워주시기 바란다”며 “야당과 합의한 의사일정이 통과 안 된 것은 크게 유감"이라고 말했다.
또 "의장도 월요일은 꼭 사회를 보고 의결 처리를 해주겠다고 약속했다"며 "16일 (이 후보자 인준을) 표결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 원내대표는 새정치연합 문 대표의 이 후보자 임명에 대한 여론조사 제안을 전해 듣고 "어제까지 문재인 대표님께서 원내대표 간에 합의를 존중하시겠다고 분명히 말씀했고 서로 양보하고 국회의장님 중재 하에 어려운 합의를 도출한 게 불과 몇 시간이 되지 않는다"며 "야당의 대표께서 하루 만에 말씀을 바꾼 점에 대해서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희들은 16일 본회의에 임명동의안 처리가 당초 어제 합의한 대로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