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배임 등 불법이익 50억 이상 민사절차 환수
국민 환수 신청, 소급적용 기간은 법사위 논의
불법 취득한 삼성SDS 주식에 의한 상장 차익을 반환하도록 하는 내용의 불법이익 환수법(특정재산범죄수익 등의 환수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 일명 '이학수법')이 발의된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횡령·배임 등 불법행위로 50억원 이상 부당수익 취득 시 국가에 환수하도록 하는 법안을 내주 중에 발의한다고 밝혔다.
법안에 따르면 횡령·배임 등의 불법행위로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50억원 이상이면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 대표로 민사절차를 거쳐 해당 재산의 환수를 청구할 수 있다.
앞서 이학수 삼성 전 부회장과 김인주 전 사장은 1999년 당시 장외에서 2만원 가까이 거래되던 삼성SDS 주식을 제3자 배정방식에 의한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으로 헐값인 7150원에 본인들과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 등 삼성 3남매에게 귀속시켰다.
이에 당시 삼성 SDS 이사이던 두 사람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009년 삼성특검 재판 결과 배임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았고 이에 박 의원은 그동안 불법 이익환수를 위한 법안 발의를 예고했다.
특히 박 의원은 민사적 절차에 따른 불법이익 환수에 대해 "민사적 절차에 의한 환수는 법에 새로운 중요한 요지 중 하나"라며 "특정재산이 부당이익이라 여겨 환수재산에 해당된다는 개연성이 있으면 법무부장관에게 국민 누구나 환수청구를 신청할 수 있다. 법무부 장관이 국민요청을 반드시 받아들여야 하고 이해관계인에게도 이의를 제기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면 민사적 절차에 의한 환수는 이미 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다"며 "범죄행위에 대해 형사적 절차나 민사적 절차 두 가지 트랙을 밟을 수 있다. 그 예가 미국의 OJ심슨 재판이다. OJ심슨 재판은 형사적으로 무죄지만 민사적으로 무한한 유죄를 법원에서 선고했다. 또 영국, 호주, 뉴질랜드, 독일도 민사적 절차와 형사적 절차 등 트랙을 다르게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앞서 이 전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의 상장 차익은 유죄로 환수대상이지만 이 부회장 남매의 주식은 유죄판결이 나지 않아 직접적인 환수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어 삼성가 3남매는 환수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 의원은 법안에 환수 대상의 범주에 이 부회장 남매의 주식도 포함했다.
이에 대해 "우리 형법의 모태인 독일형법을 비롯해 영미법이 소유자가 누구인지에 관계없이 범죄와 연관된 재산은 몰수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재용 삼남매의 재산을 환수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삼성SDS 상장은 1999년도 신주인수권(BW)을 헐값 발행 한 단초부터 범죄행위"라며 "장외주식이 주식시장에 상장되면서 조 단위의 시세차익을 갖게 됐고 가공할 자본을 만들었다. 이 자본을 갖고 상속세, 증여세를 내는 계획을 세운다는 것 자체가 경제정의와 사회정의에 부합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법안에는 소급 적용도 가능하게 했다. 구체적 소급적용 기간에 대해서는 법안 소관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박 의원은 "헌법 13조 재산권 보호가 개인 재산 보호라는 선의의 의미이지, 범죄 수익으로 인한 재산을 보호하라는 의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해당 법안에는 현재까지 야당 의원 70여 명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고, 새누리당에서는 기획재정 위원장이기도 한 정희수 의원과 법사위 소속의 이한성 의원이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