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사진) 금융위원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위원장은 지난해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사태와 KB사태 등의 악재에도 자리를 지켜온 터라 갑작스런 교체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4개 부처 장관급 인사를 단행하면서 신 위원장의 바통을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에게 넘겼다.
이번 인사로 신제윤 위원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한 또 한 명의 금융위원장이 됐다. 1대 금융위원장인 전광우 전 위원장부터 진동수 전 위원장, 김석동 전 위원장 모두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그동안 금융위원장의 교체설은 끊이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물러날 때도 신제윤 위원장은 자리를 지켜내자 교체설이 잠잠해졌다.
신 위원장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 지침을 받아 업권 구분 없이 범금융권 대토론회를 열 정도로 청와대의 신임이 두터웠다. 이런 분위기 탓에 금융권에선 신제윤 위원장이 임기를 채울 것으로 예상하는 견해가 우세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신제윤 위원장이 국회 국정감사와 업무보고 당시 의원들의 사퇴압박이 거셌지만 ‘물러날 뜻이 없다’고 밝히는 등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가 강했다"며 임기를 채우는 쪽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그 예상이 빗나갔다.
신 위원장 자신도 이번 인사에 자신이 포함될 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오는 1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자금세탁방지국제기구(FATF) 총회에 참석하기로 일정을 잡았다. 자신의 교체 사실을 사전에 알았다면 해외출장 일정을 취소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KB금융 사태와 우리은행 매각 실패,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조기통합 과정에서의 잡음 등 악재가 계속되면서 신제윤 위원장도 그 벽을 넘지 못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개인정보유출 사태와 KB사태에 이어 최근 불거진 하나은행-외환은행 조기 통합과 관련해 신제윤 위원장의 말바꾸기가 신임을 잃게 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산분리 완화를 전제로 한 인터넷전문은행 등 과도한 '밀어붙이기'도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