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관리 가능해"
고소득층이 전체 가계부채의 70%, '상환능력 양호'
가계부채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뇌관이 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관리가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가계부채 총량은 1060조3000억원으로 2013년 대비 6.7%가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부채는 109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돼 110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금융위는 "가계부채가 경제성장에 따라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며 "가계부채가 부실화되지 않고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554조6000억원으로 전체의 55.3%를 차지했고 비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448조3000억원으로 44.7%에 이르렀다.
은행이 501조9000억원을 가계에 빌려줬고 비은행이 354조2000억원, 기타 기관 146조8000억원 순의 가계대출을 내줬다.
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우리나라가 160.7로 미국의 115.1, OECD 평균의 135.7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가계대출은 정부가 지난해 8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를 완화하면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는 가계대출이 다소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상환능력이 양호한 소득 4~5분위 고소득층의 부채가 전체 가계부채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상환능력이 양호하다는 분석이다. 또 금융자산이 금융부채보다 2배 이상 많은데다 부동산 등 실물까지 포함한 총자산은 총부채보다 5배 이상 커 부채의 담보력도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연체율과 평균 LTV가 각각 0.41%와 52.4%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손실흡수능력도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고정금리·분할상환대출 비중이 지난해 목표인 20%를 넘긴데다 2금융권 대출이 은행권으로 전환되는 등 가계부채의 질적 개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금리 인하에 따른 리파이낸싱(저금리 대출로 전환)으로 가계의 이자부담도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가구당 월평균 이자비욜이 2800원가량 감소했다. 전체 가계의 이자부담 경감은 연간 4785억원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여전히 가계부채의 위험성이 큰 상태이다. 변동금리·일시상환 대출 비중이 높아 향후 금리 상승 등의 여건변화가 이뤄질 경우 가계가 받는 충격은 더욱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주택대출규제 합리화 이후 상호금융권의 대출이 증가하는 풍선효과에 대해서도 관리를 해야 하고, 저소득층의 부채 부담과 가계대출 증가 속도 등도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기존 변동금리·일시상환 대출을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대출로 전환하는 '가계대출 구조개선 프로그램'을 오는 3월부터 20조원 한도에서 추진하고, 향후 대상 업권과 전환 규모 등을 확대할 방침이다.
구조개선 실적에 따라 은행의 주택신용보증기금 출연료를 우대해 금융권 스스로 구조를 개선할 수 있게끔 유인하고 상호금융권의 토지·상가대출에 대한 LTV적용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