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세상이 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이를 적응하는 것조차 버거울 때가 있다.
하루만 지나도 쏟아지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스마트기기 사용법을 배우고 익히느라 정신없는 것은 물론 매일 같이 쏟아져나오는 정보의 홍수 속에 숨가쁘게 살고 있다.
역외탈세도 마찬가지다. 날이 갈수록 교묘하고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과세당국을 속이는 탈세자들 때문에 국세공무원들은 매일 같이 새로운 역외탈세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국세청 국제조사과 김지훈 조사관(사진)은 12년 동안 국제조세 분야에서 근무하면서 기업의 국제거래 흐름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1768억원의 세원을 찾아내 국고에 귀속시켰다.
이런 공로를 세운 김 조사관은 평생 잊지 못할 영광을 안았다. '제1회 대한민국 공무원상' 시상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표창을 받는 기쁨을 누렸다.
김 조사관이 역외탈세를 적발할 수 있었던 것은 기업의 국제거래 흐름을 분석하던 중 금융비밀주의와 과세당국과 납세자간의 정보 비대칭성을 이용한 역외탈세를 주의깊게 봤기 때문이었다.
이에 해당하는 기업들을 추려내 국내 및 국제거래 신고내용을 분석하는 한편 해외 현지정보 수집 과정을 거쳐 탈세혐의가 높은 기업을 가려내 세금을 추징할 수 있었다.
이런 성과로 큰 상을 받았음에도 김 조사관은 겸손함을 잃지 않은 채 "이러한 성과는 저 혼자만의 힘만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고 같이 근무한 동료 직원들의 도움과 관리자분들의 격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국제조세 업무를 12년 동안 하면서 경력을 쌓은 김 조사관이 말하는 역외탈세 적발의 힘든 점은 바로 '정보수집'이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탈세의 경우에는 정보수집이 비교적 수월하지만 해외에서의 정보수집은 물리적인 거리와 비용, 시간 등이 상당히 소요되는 작업이다.
지금까지 역외탈세가 발생할 수 있었던 원인은 국가 또는 지역간 제도의 차이와 과세당국간 정보공유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지만 현재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역외탈세 문제점에 대해 인식하고 정보공유와 인프라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
김 조사관은 "과세당국간 실효적인 정보교환 시행을 위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역외탈세 대응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역외탈세에 대한 대응업무를 진행하면서 혐의자를 포착하고 그 혐의에 대한 해외정보 수집이 매우 중요하고 어렵다. 이 업무는 사명감과 신념이 많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처음에는 국세공무원 생활이 많이 어렵고 힘들었지만 주변의 동료와 선배님들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며 "항상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다. 공직을 떠나는 날까지 부끄럽지 않게 좋은 모습을 유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약력]
▲1972년 ▲서울 ▲세무대 ▲8급 특채
▲국제협력담당관실, 서울청 법인납세과, 국제거래조사국, 중부청 국제조세과, 법인납세과, 중부세무서 조사과, 광진세무서 법인납세과, 본청 역외탈세정보담당관실(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