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현역의원 장관 후보자에 '총선 불출마' 압박
새정치민주연합은 2일 박근혜 대통령이 이병기 국정원장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는 등 청와대 인사를 단행한 것과 관련해 "인사의 기본이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특히, 문재인 대표는 '친박' 핵심인 새누리당 유기준, 유일호 의원이 각각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임명된 것과 주호영, 윤상현, 김재원 의원이 정무특보에 임명된 것을 비판하며 총선 불출마 및 국회의원과 정무특보 중 선택할 것을 압박했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대통령의 청와대 및 내각 인사개편에 대해 "인사의 기본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탄식을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현직 국정원장을 어떻게 그대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나. 국정원의 정치 중립은 어떻게 되나"라고 힐난했다.
또 "다음 총선에 출마할 국회의원을 장관으로 임명했는데 공식 사퇴시간 보면 장관 근무 기간이 불과 몇 달"이라며 "언제 업무를 파악하고 곧 나갈 장관이 무슨 수로 부처를 통솔하나. 이번에 장관 후보자가 된 국회의원들은 제대로 장관 근무를 하려면 적어도 내년 총선 불출마를 약속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현역 의원의 정무특보 임명에 대해서도 "현역 국회의원이 대통령의 정부특보가 될 수 있는가"라며 "국회의원은 대통령과 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헌법) 기관인데, 정무특보는 임무가 상충해 맡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당을 장악하고 관리해야 할 하부 기관으로 여기지 않는다면 할 수 없는 인사"라며 "정무특보가 아닐 때에도 (세 의원이) 당내에서 무소불위 행사를 가진 사람들이었는데, 이제 날개까지 달았으니 누가 그 말을 듣지 않을 수 있나"라고 꼬집었다.
이에 우윤근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가 진행될 예정인 유기준, 유일호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차기 총선 불출마 여부를 따지겠다"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국정원장이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 "대단히 유례없는 참 나쁜 인사"라며 "박정희 대통령 시대를 연상케 한다. 이후락 비서실장을 기억하시는가. 그는 비서실장으로 있다가 주일대사로 갔다 다시 국정원 전신인 중앙정보부장으로 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병기 전 주일대사를 국정원장에 앉히더니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박정희 정권의 이후락 실장을 연상케 한다"며 "미래로 가야지 과거로 가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청와대 비서실장 인사는 불어터질 대로 불어 터져서 못 먹는 국수를 내놓은 꼴"이라며 "유감스럽고 불만을 넘어서 안타깝다"고 일갈했다.
또 이병원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해 "현직에서 20년이나 떠나있었다"고 지적하며 "국민과 대통령 사이엔 'MB산성'보다 더 높은 '근혜산맥'이 우뚝 솟았다. 박 대통령은 스스로 쌓은 장막을 걷어내지 않는 한 레임덕에 가속도는 붙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대통령 비서실장 인사를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참담함 느낌"이라며 "최악의 회전문 인사"라고 비판했다.
오 최고위원은 "최고정보기관 수장을 임명한지 8개월 만에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국민 상대로 공작정치를 하겠단 뜻인가"라며 "민의가 배제된 독선적이고 일방적인 측근 위주의 잘못된 인사로 일관하고 있다. 전면적인 재검토와 함께 인적쇄신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