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씨는 강남의 고가 피트니스센터 할부를 끊었다가 낭패를 볼 뻔했다. 1년에 200만원에 달하는 고가 할부였는데 다닌지 3개월 만에 피트니스센터가 망해 버린 것이다. 김씨는 “몇번 가보지도 못한 피트니스센터가 망해 어처구니가 없었다”며 “수소문 끝에 할부금을 내지 않을 수 있는 할부항병권을 알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번 ‘재테크의 여왕’은 김씨처럼 황당한 경우를 당했을 때 소비자가 주장할 수 있는 ‘할부항변권’에 대해 알아본다. 할부항변권은 이 권리를 주장한 고객에 대해서만 혜택을 주기 때문에 모르면 그냥 손해를 봐야 한다.
◇계약 불이행 시 할부금 지급 거절
현행‘할부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소비자가 할부 결제를 한 뒤 거래가맹점의 폐업이나 일방적인 연락두절 등 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카드사에 남은 할부금을 지급할 수 있다. 김씨가 결제한 피트니스 센터처럼 할부 결제를 한 뒤 사업장이 폐업을 하게 되면 나머지 할부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가 거래가맹점 폐업 등으로 물건을 받지 못하거나 할부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카드사에 할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리다.
이는 신용카드 결제 이후 7주일 내에 지급을 철회할 수 있는 지급 철회권과 마찬가지로 소비가가 카드사에 주장할 수 있는 권리 중에 하나다.
◇카드사, 수용 안하면 이유설명해야
문제는 이 할부항변권은 카드사에 고객이 직접 권리 행사를 주장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권리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를 경우 폐업한 가맹점의 남은 할부금을 고스란히 카드사에 내야 한다. 카드사는 나머지 할부금을 가맹점에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차액이 이익으로 돌아간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카드사가 소비자가 제시한 항변권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그 사유를 서면으로 통보토록 했다. 또 소비자와 다툼이 있는 경우에도 대금 일괄청구 등 불이익을 줄 수 없도록 했다.
그동안은 소비자가 할부항변권을 불충분하게 제시해 카드사가 받아들이지 않을 때에도 수용 불가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도 됐었다.
다만 20만원 미만의 거래나 소비자의 상행위 거래, 할부금을 이미 완납한 거래는 할부항변권 적용을 제외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