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원천징수제도 도입…근로자가 ±20% 선택
독신근로자 원천징수세액 인상…연말 세부담↓
◆…치킨도 눈속임, 정부도 눈속임? = 후라이드+양념치킨은 9900원, 양념치킨+후라이드는 1만2900원으로 얼핏 보면 별 차이를 모르지만 자세히 보면 속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후라이드 1마리, 양념치킨 1마리인데 세트 2번이 3000원을 더 받는 것. 결정세액을 조정하는 것이 아닌 세금을 미리 내거나 아니면 나중에 내는 것을 선택하라는 정부의 맞춤형 원천징수제도 또한 체감도만 달리하는 것일 뿐, 결과는 같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매달 급여에서 떼어가는 세금의 규모를 근로자 본인이 결정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7일 연말정산 보완대책을 발표, 근로자가 직접 원천징수세액을 선택하는 '맞춤형 원천징수제도'를 도입하고 독신의 경우 간이세액표를 조정해 연말정산 시 과도한 추가세금납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원천징수세액은 간이세액표에 따라 결정되는데 현재 간이세액이 100%라면 보완책은 20% 내외에서 근로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근로자가 원천징수세액을 적게 내고 싶다면 현재 간이세액의 80%만 납부하면 되며 많이 내고 싶다면 120%를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간이세액표에 따른 세율은 연간 총급여액에 공제대상 가족 수, 근로소득공제, 인적공제, 연금보험료 공제, 특별소득공제 등을 적용해 산출하게 된다.
같은 급여를 받는 근로자라도 부양가족 수에 따라 원천징수세액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다만 연금보험료나 특별소득공제의 경우는 총급여액에 따라 일률적으로 세액을 부과한 뒤 연말정산 때 환급받거나 토해내는 방식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비과세 소득을 제외한 월급여가 500만원인 근로자가 배우자와 20세 이하 자녀 3명이 있다면 공제대상 가족의 수는 본인을 포함해 5명이다. 여기에 각종 공제를 일률적으로 적용한 연간 결정세액은 195만원이며 매달 급여에서 원천징수하는 세금은 16만원 가량이다.
만약 이 근로자가 연말정산 때 세금을 추가로 납부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원천징수세액을 120% 내겠다고 회사에 통보, 기존 원천징수세액보다 20% 많은 19만원을 매달 월급에서 원천징수 해간다. 반대의 경우에는 20% 적은 13만원을 매달 원천징수한다.
이에 더해 기재부는 독신의 세부담을 줄이기 위해 간이세액표 산정방식을 보완하기로 했다.
현재 간이세액표는 2인 이하 가구, 3인 이하 가구 등 공제대상 가족의 수를 평균 공제금액으로 계산해 1인 가구의 경우 원천징수세액이 낮은 편이다. 매달 원천징수세액을 적게 납부한 독신 근로자의 경우 연말에 세금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2인, 3인 가구에 비해 더 많은 셈이다.
총급여 5500만원(월급여 458만원)의 근로자의 경우를 비교해본다면 독신은 매달 28만5310원을 원천징수하는 반면 공제대상 가족의 수가 본인 포함 2인일 때는 26만6560원이다.
독신 근로자가 약 2만원 가량을 세금으로 더 내고 있지만 연말에는 2인 이상 가구의 근로자가 자녀공제, 교육비 공제 등 각종 공제를 적용하면 상황이 역전된다. 2인 이상 가구의 근로자는 환급을 받을 수 있는 반면 독신 근로자는 공제받을 것이 거의 없어 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기재부는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독신 근로자의 원천징수세액을 평균 세부담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계획이다.
기재부는 이 같은 연말정산 보완대책을 오는 6월 중으로 의원 입법한 후 국회를 통과하면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한 뒤 전산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일반 기업 등에 홍보해 하반기 중으로 시행한단 설명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원천징수제도를 개선하려는 것은 연말정산시 환급이나 추가납부를 최소화하려는 취지"라며 "환급이나 추가납부세액이 많은 근로자는 간이세액표상 원천징수세액의 ±20% 중 선택하면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