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은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다. 삼성, LG, SK와 같은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봉은 낮지만, 고용불안과 과로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큰 경쟁력이다. 특히 일부 공기업과 공공기관들은 대기업 못지 않은 급여와 복지혜택을 제공해 ‘神의 직장’으로 불린다.
◇ 신입 연봉 1위 항공안전기술원 ‘4448만원’
6일 공공기관 일자리 정보 공개시스템인 ‘잡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324개 공기업(부실기관 포함) 중 신입사원 초임이 가장 높은 곳은 항공안전기술원으로 나타났다. 이 곳은 신입사원 연봉이 기본급과 고정수당, 급여성복리후생비, 기타성과상여금을 포함해 4448만원이다. 기본급은 1627만원에 불과했지만, 고정수당(1173만원)과 기타성과상여금(1792만원), 급여성복리후생비(45만원) 비중이 크다.
국토부 산하기관인 항공안전기술원은 항공안전기술 전문 인력의 양성, 항공사고 예방에 관한 인증, 시험, 연구, 기술개발 등을 수행하는 곳이다. 2013년 1월 비영리 재단법인인 항공안전기술센터로 설립됐다. 지난해 11월 정부 출연기관으로 전환되면서 항공안전기술원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3개 본부(항공기술본부, 인증본부, 기획본부)에 정원이 22명인 미니 공공기관이다. 항공안전기술원은 전문연구기관이라는 특성상 신입사원이라고 해도 관련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전문가와 전공자들만 지원이 가능하다.
이경태 항공안전기술원장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어린아이에 불과하다”면서도 “향후 10년 이내에 항공안전을 선도하는 글로벌 전문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소개했다.
◇ 대기업보다 월급 많고 대학까지 학자금 지원도
2위는 금융IT 솔루션 회사인 코스콤(옛 증권전산)이다. 지난해 신입사원 연봉은 4345만원이다. 3위는 올해 산업은행에 흡수된 한국정책금융공사(4278만원)가 차지했다. 이어 정보통신정책연구원(4267만원)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4264만원), 중소기업은행(4240만원), 한국원자력연구원(4229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년제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 월급여는 278만 4000원이다. 1000인 이상 대기업의 평균 초임 월급여는 306만 6000원. 연봉순위 10위권내 공공기관과 공기업은 민간기업보다 100만원 가량 많은 월급을 지급하고 있다는 얘기다. 복리후생제도도 대기업 부럽지 않다. 항공안전기술원은 중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자녀 학자금을 전액 지원한다. 코스콤은 본인뿐만 아니라 배우자 생일까지 챙겨준다. 미취학 아동은 월 12만원의 보육비가 지원되고 초·중·고등학교는 보충수업료까지 지원한다. 대학교 이상은 저리에 최대 5000만원까지 빌려준다. 5년 이상 장기근속자에게는 5일의 안식 휴가를 제공한다. 10년 이상일 때는 10일, 15년 이상일 때는 15일, 20년 이상일 때는 1개월의 안식휴가가 주어진다. 한국정책금융공사는 중고교는 학자금을 무상 지원하고, 대학교는 제로 금리에 빌려준다.
◇‘좁은 문’ 신의 직장…관련분야 경력자 유리
연봉 1위 항공안전기술원 취업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다. 직원 정원이 22명에 불과해 신설 첫해인 2013년에 15명을 뽑았고 지난해에는 7명만 채용했다. 올해에는 지난달 6명을 채용했다. 신입이지만 항공교통·항공설계 등 대부분 관련 분야 경력자들이 채용됐다. 항공관련 학과 졸업생 또는 관련업무 종사자라면 도전해볼만 하다.
코스콤은 최근 한국거래소와 함께 ‘공공기관’ 굴레를 벗었다. 금융 전문 IT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어 인력 채용에도 탄력성이 생길 것이란 기대가 높다. 현재 직원 수는 689명이다. 코스콤은 매년 10여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해 왔다.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채용이 예상된다. 특히 코스콤은 은행·카드 등 금융업 대상 핀테크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어서 관련분야 전공자 또는 경력직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직원 수는 119명이다. 지난해 선발한 8명 중 이공계 전공자는 1명에 불과했다. 이공계 전공자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취업 문이 좁았던 문과 전공자들의 경쟁력이 이곳에선 더 높은 편이다. 경영학, 경제학, 법학, 신문방송학 등 관련분야 전공자 또는 경력자들이 문을 두드려볼 만한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