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8일 원내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교섭단체대표연설에 나섰다.
여야 '세금-복지' 합의기구 설치…정부에도 구상 제시 요구
盧 대통령 '국민연금 개혁' 치켜세우며 野 향해 공무원연금 개혁 호소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8일 세금과 복지 문제와 관련한 여야 합의기구 설치를 추진할 뜻을 밝히면서 정부를 향해서도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이 '증세없는 복지'공약을 내건 것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보수-진보 진영의 대립과 반목, 포퓰리즘 과열경쟁을 극복하기 위해 "진영을 넘어선 합의의 정치"를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세금과 복지 이슈만큼 정치적 휘발성이 강한 이슈도 없을 것이다. 소득세 연말정산 사태에서 우리는 생생하게 보았다"며 "그 공약(증세없는 복지)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지만, 새누리당의 공약이었다. 문제는 134.5조원의 공약가계부를 더 이상 지킬 수 없다는 점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지난 3년간 예산 대비 세수부족은 22.2조원이다.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다"며 "이제 국민 앞에 세금과 복지의 문제점을 털어놓고, 국민과 함께 우리 모두가 미래의 선택지를 찾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일은 국가 장래를 위해 더 중요한 일이다. 세금과 복지야말로 합의의 정치가 절실하게 필요한 문제"라며 "서민증세 부자감세 같은 프레임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저급한 정쟁은 이제 그만 두고 여야가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증세에 대한 정쟁화 중단을 촉구했다.
유 원내대표는 현재의 '低부담-低복지' 상황과 '저출산-고령화' 심화를 지적,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中부담-中복지'라고 생각한다"며 OECD 회원국 평균 정도 수준의 복지지출을 강조했다.
특히 증세와 관련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지난 3년간 22.2조원의 세수부족을 보면서 증세도, 복지조정도 하지 않는다면, 그 모든 부담은 결국 국채발행을 통해서 미래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비겁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낸다는 원칙, 법인세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 그리고 소득과 자산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보편적인 원칙까지 같이 고려하면서 세금에 대한 합의에 노력해야 한다"고 조세정의를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4월 국회의 최대 현안인 공무원연금개혁과 관련해서도 '진영을 넘어선 합의의 정치'를 강조했다.
그는 "공무원연금개혁은 이념의 문제도, 정쟁의 대상도 아니다. 야당이 말하는 것처럼 무슨 군사작전 하듯이 추진하려는 것도 아니고, 20년전 김영삼 정부 때부터 추진해왔던 것"이라며 야당을 향해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때도 추진하려 했지만 실패했던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우윤근 원내대표를 향해 "새정치민주연합은 노무현 정부 임기 중인 2007년에 그 어려운 국민연금개혁을 이루어낸 훌륭한 전통을 갖고 있다"며 치켜세운 후,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국민연금개혁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생생히 지켜보셨던 문재인 대표께서 이번 공무원연금개혁에 합의해 주신다면, 국민들은 경제정당의 진정성을 평가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세월호 선체 인양 문제에 대해선 박근혜 대통령의 '적극적 검토' 발언을 강조하며 정부를 향해 "기술적 검토를 조속히 마무리 짓고, 그 결과 인양이 가능하다면 세월호는 온전하게 인양해야 한다. 세월호를 인양해서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고, 가족들의 한을 풀어드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논란이 되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배상 및 보상 등에 대해서는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정부는 진지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사실상 수정을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노사정 대타협과 비정규칙 차별 해소를 위한 재벌의 동참 ▲정부와 공기업의 청년 일자리 확대 등을 촉구하고 양극화 해소와 건강한 지역공동체의 형성을 도모하는 사회적 경제와 관련해 19대 국회에서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제정할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북핵문제와 관련, "북핵문제를 현명한 외교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당연히 경주하되, 우리는 하루라도 빨리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며 미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를 거듭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