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유능한 경제정당' 포부 "소득주도 성장이 민주주의"

"유리지갑 털어 세수 확보 안된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9일 "경제기조의 대전환이 없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며 새 경제로의 대전환을 촉구하며 ▲공정한 경제 ▲소득주도성장 ▲사람중심의 경제　등 비전을 제시했다.

문 대표는 지난 2월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를 선출된 이후 처음으로 가진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왜곡된 국내 경제구조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의 위협, 대기업에만 의존하는 경제 등을 지적하며 "한국경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경제(New Economy)를 제안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새경제가 기반하는 생태계는 공정한 경제이고, 성장의 방법론으로 소득주도성장을 추구하며, 사람 중심의 경제철학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나가는 경제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 대표는 "성장에서도 유능한 진보가 되는 것이 새정치민주연합의 목표"라며 "정권을 맡겨도 안심할 수 있는 세력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정치가 곧 경제다. 국민 모두에게 소득이 골고루 돌아가는 소득주도성장이 민주주의"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의 '새정치'가 '새경제'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새경제민주연합'이기도 하다"고 '유능한 경제정당'의 포부를 거듭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번 연말정산자료를 보면 월 급여 208만원도 안 되는 월급쟁이가 절반이 넘는다. 여기서 세금 떼고 대출이자 떼고 나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며 "그러니 무슨 소비여력이 있겠는가. 양극화가 극심한 한국경제의 실상을 우리 함께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정한 경제'와 관련해 "시장경제의 강점을 살리면서 동시에 국민 경제 구성원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경제 구조"라며 "시장지배력을 휘둘러서 이익을 독차지하려는 대기업에 대해서는 공정한 시장 경제 질서를 확립하고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서 시장경제의 장점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해선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으로 인한 양극화 해소 ▲베이버부머 세대인 580만 자영업자 대책 ▲주거, 교육, 보육, 의료, 통신 등 필수생활비 부담 인하 ▲법인세 정상화 등 공정한 조세제도 확립 등을 내세웠다.

특히 법인세 정상화와 관련해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가 깎아준 법인세율만 되돌려 놔도, 연 4조60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며 "새누리당이 법인세도 예외 없이 다룰 수 있다고 한만큼 법인세 정상화 조세개혁을 곧바로 추진하자. 이번 임시국회에서 다루게 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조세정의 실현에 대해선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집중된 조세감면 제도를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 국세감면액이 2013년 30조에 달한다"며 "조세감면 혜택이 대부분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돌아가 조세체계의 공평성과 투명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소득세는 최고세율 구간 설정을 높이고 누진율도 높여야 한다. 금융과 자본소득 및 재산소득에 의한 고소득에 대해서도 적절한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며 "유리지갑이라는 근로소득과 비교해 공평한 소득세 부과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서민 중산층 증세는 자제하여야 한다. 더 이상 서민 중산층의 유리지갑을 털어서 세수를 메우려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OECD회원국 중 바닥권인 행복지수 ▲청년 실업률 문제 ▲노인빈곤과 자살률 1위 ▲전월세가 폭등 ▲1100조를 돌파한 가계부채 등을 언급하며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연말정산 논란에 대해 "국민들이 분노한 핵심은 '정직하지 못한 정부'였다"며 "무려 541만 명에게 세금을 환급하게 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황당한 잘못을 하고도 누구 한사람 책임지는 사람, 사과하는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세월호 선체 인양과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를 주장하며 "세월호의 슬픔을 대한민국을 바꾸는 계기로 삼읍시다. 사람이 먼저인 나라로 대한민국의 가치와 철학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국정기조를 대전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4대강 사업 비리와 자원외교 비리 문제를 지적하며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최대 규모의 예산 낭비, 최대 규모의 혈세탕진, 최대 규모의 정권차원 비리"라며 "새누리당이 계속 진실규명을 가로막는다면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국민들에 대한 배임행위다. 지금 새누리당이 할 일은 방패막이가 아니라 반드시 진상을 밝혀 관련자들을 일벌백계하고 추상같은 기강을 세우는 일"이라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