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2013년 재보선 당시 3000만원을 건넸다는 진술이 보도되자, 이 총리는 14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돈 받은 증거가 나오면 목숨을 내놓겠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한편,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 '이 총리 사퇴론'이 부상하고 있다.
긴급 최고위 소집 "국무총리부터 수사…사퇴는 고민"
野 "이 총리, 국민 우롱 말고 즉각 사퇴해야"
'성완종 리스트'에 금액이 적히지 않은 채 이름만 명시된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3000만원을 건넸다는 진술이 보도되자, 당 지도부 차원에서 즉각적인 검찰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나아가 당 일각에선 '사퇴론'까지 부상하고 있어 새누리당의 위기감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새누리당은 성완종 전 회장이 지난 2013년 4월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이완구 총리에게 3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14일 경향신문이 보도하자, 검찰을 향해 "국무총리 의혹부터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야당이 촉구하는 국무총리직 사퇴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 與 4·29재보선 전패 위기 증폭, 긴급 최고위 소집 =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 직후, "검찰은 오늘 아침 모 일간지에 보도된 바로 국무총리 의혹이 하루종일 제기되는 상황이다. 국무총리부터 수사해야 할 것"이라며 "국무총리 본인도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고 한 만큼 총리부터 수사할 것을 검찰에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문제에 대해 "검찰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철저히 수사해서 그 결과를 국민에게 발표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야당이 특검을 요구한다면 저희들은 언제든지 특검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특검을 당장 주장하지 않는 이유는 특검이 수사 시작할 때까지 시간이 한 달, 길게는 두 달이 걸리기 때문에 검찰 수사를 다시 한 번 촉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당내 일각, '사퇴론' 부상 "빨리 털지 않으면 내년 총선 어렵다" = 특히 야당이 압박하는 이 총리의 사퇴 문제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 했다"면서 "계속 직을 유지하던지, 그만두던지 둘 중 하나인데 최고위에서는 입장정리를 못 했다"고 말했다.
'입장정리를 못했다는 게 사퇴요구를 할 생각이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사퇴요구가 명시적으로 없었는데...고민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혀 이 총리 사퇴에 대한 당 입장의 고민을 드러냈다.
당 지도부는 입장정리를 못한 채 고민만 하 다 끝났지만 당내에서는 조금씩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오는 4·29 재·보궐 선거에서 전패의 그림자가 깊게 드리워지자 당내 의원들은 '성완종 리스트'를 심상치 않게 바라보고 있다.
관련자들의 줄 소환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당이 선제적으로 정리하지 못한 채 지켜볼 경우 2002년 '차떼기'사건과 2004년 탄핵당시 보다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공포감이 돌출되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재보선이 잘만 하면 4대0도 생각했는데, 보도가 나가면서 여론이 완전히 식었다"며 "지역에 가보면 확실히 차이가 난다. 전패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내에서는 리스트에 있는 인사들을 빨리 털어내지 않으면 내년 총선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재보선 현장에서 뛰고 있는 당 관계자에 따르면 "지도부도 심각성을 깨닫고 있다"며 "버틸수록 당이나 정부에 해가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 초선 의원 역시 "지금 매일 새로운 게 나오는 상황이니까 신문만 보고 있다"며 "나올 게 다 나오고 정리가 되면 당이 입장정리를 해야 할 것 같다. 위기상황인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 野, 이 총리 사퇴 거듭 압박 "檢, 즉각 소환조사하라" =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이 총리 사퇴를 거듭 압박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이날 두 차례에 걸쳐 이 총리의 사퇴를 촉구했다.
유 대변인은 "인사청문회에서부터 밥 먹듯이 거짓말을 해온 이완구 총리의 말을 이제 누가 더 믿을 수 있겠는가"라며 "이완구 총리는 더 이상 거짓말로 국회와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즉각 총리직에서 사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검찰을 향해서도 "검찰은 이완구 총리에 대해 당장 수사에 착수해야 하며, 성 전 의원에게 1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 홍준표 지사도 즉각 소환 수사해야 한다"며 "지금 수사를 머뭇댄다면 검찰마저 국민의 불신을 받게 될 것임을 명심하고 좌고우면하지 말고 수사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김제남 원내대변인 역시 "이 총리는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이완구 총리는 본인 스스로 약속했듯이 즉시 총리직을 내려놓고 수사에 임해야 한다"고 사퇴를 압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