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전격적으로 지주회사인 SK㈜와 SKC&C간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경쟁력 강화의 최대 숙제로 남아 있던 지배구조 혁신을 마무리 하게 됐다.
SK그룹 SK㈜와 SKC&C 각 사는 20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를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합병하는 회사는 순수지주회사에서 기존 SK C&C의 ICT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지주회사가 된다.
합병을 발표함으로써 그간 시장 등에서 꾸준히 개선을 요구해 온 최태원 회장이 대주주인 SKC&C가 지주회사 SK㈜를 지배하는 이른바 옥상옥 구조를 해소한 것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합병이 완료될 경우 대주주인 최태원 회장이 새로운 지주회사가 될 합병회사의 대주주가 되면서 그간 최회장 ⇒ SKC&C ⇒ SK㈜ ⇒사업자회사로 연결되는 복잡한 구조가 최태원회장이 합병회사를 지배하고 합병회사가 각 사업자회사를 거느리는 형태로 지배구조가 간결화 되게 된다.
SK그룹은 합병을 추진한 배경에 대해 “지난해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는 SK그룹의 매출과 수익이 역성장하는 초유의 사태로 위기의식이 고조되면서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두 회사의 합병이라는 초강수 혁신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또한 경영환경 추가 악화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현재의 지배구조로는 위기 극복 및 미래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는 만큼 지금이 가장 적기라고 판단해 이 같은 지배구조 혁신안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위기는 경영공백 장기화와 변화하는 사업 환경에 주력사업이 적기 대응을 하지 못해 발생한 것”이라며 “위기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간략하고 효율적인 지배구조 혁신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SK그룹은 지난해 비교적 안정적인 정유사업에서 37년 만에 1조라는 천문학적인 영업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력사업인 에너지 부분에서 셰일가스라는 새로운 경쟁 에너지 출현과 중동 산유국이 가격하락에도 생산을 늘리는 등 새로운 치킨 게임이 시작되었으나 효과적인 대응을 못했기 때문이라는 안팎의 지적을 받아 왔다.
이번 합병으로 태어난 합병회사는 ICT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지주회사 형태로 바뀌게 된다. 따라서 SK C&C의 적극적인 신규 사업 개발 및 글로벌 진출 역량과 SK㈜가 보유한 인적/물적 역량 및 포트폴리오 관리 역량이 결합될 뿐 아니라, 사업자 회사들의 글로벌 네트웍을 통한 해외 진출 등 시너지 창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