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지주가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크게 두 갈래로 이번 사태에 연관돼 있다.
하나는 전직 회장과 새 회장 내정자가 모두 유동성 위기에 처한 경남기업 구명 로비를 펼치던 성 전 회장을 만난 적이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경남기업에 빌려준 거액을 떼이게 됐다는 사실이다.
성 전 회장은 경남기업의 3차 워크아웃 신청 전인 2013년 9월 임종룡 당시 농협금융 회장과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을 만난 것으로 성 전 회장 다이어리에 기록돼 있다.
임 회장은 지난달 금융위원장으로 영전했고, 김 수출입은행장은 임 회장의 후임으로 내정돼 오는 24일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를 앞두고 있다.
성 전 회장이 금융권을 상대로 로비한 정황이 속속 알려지면서 농협금융은 김 내정자에 대한 취업심사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으로 2년간 농협금융을 이끌 새 회장 선출에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농협 측은 애초 이번 사태가 본격 불거지기 전에 새 회장 선임을 안건으로 한 이사회와 주주총회 날짜를 오는 27일로 잡을 정도로 김 내정자의 취업심사 통과를 자신했다.
그러나 성완종 비망록에 김 내정자 이름이 등장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김 내정자가) 금융전문가인 만큼 심사 통과를 낙관하지만 성완종 사태가 어디로 튈지 몰라 불안감이 사내에 퍼져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국회 정무위 위원 신분이던 성 전 회장을 접촉할 당시에 김 내정자는 수출입은행을 이끌고 있었다.
수출입은행은 김 내정자의 행장 재임 기간을 포함해 지금까지 경남기업에 총 5200억 원가량을 지원해 줘 2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김 내정자가 취업심사를 무사히 통과하더라도 검찰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한편 경남기업에 대한 농협은행 대출은 2013년 4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 기간에 전체 대출 잔액(521억원)의 79.6%(415억원)가 집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