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파문, 盧정부 특사문제로 비화…여야 점입가경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참여정부 시절 특별사면을 받은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성완종 핵폭탄'으로 궁지에 몰린 새누리당이 23일 성 전 회장이 참여정부 시절 두 차례 특별사면을 받은 것을 고리로 야당 공세를 본격화하며 성 전 회장 특사 논란 국정조사 검토까지 내세웠다. 이에 야당은 "전형적인 물타기"라고 비난하며 2007년 말 특별사면 당시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 측이 요청한 점을 들어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성 전 회장의 2007년 특사 경위는 이렇다. 12월 초중순 청와대가 성 전 회장이 포함된 특사 명단을 법무부에 전달했고, 법무부는 성 전 회장 사면 불가 의견을 보낸다. 이후 19일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 28일 법무부는 성 전 회장을 제외한 특사 명단을 청와대에 보고하고 청와대는 그대로 재가하지만 30일 이명박 당선인 인수위는 성 전 회장이 포함된 인수위 구성을 발표한다. 청와대는 이튿날인 31일 다시 성 전 회장을 포함한 특사 명단을 재확정했고 2008년 1월 1일 특사를 발표한다.
이에 여당은 성 전 회장의 야권 로비설을 강력히 주장하며 문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 성 전 회장의 특별사면 논란에 대해 "당내에 당시 정황을 알 만한 분들에게 다양하게 의견청취를 한 후 검토해보겠다"며 "당 지도부 차원에서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이건 야당 대표의 거짓말, 권한 남용과 관련된 거라 국조를 당 차원에서 요구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 원내대표의 국조 검토 발언을 듣고 "물타기도 분수가 있지 그 무슨…"이라며 비난했다.
우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은) 자정결의대회를 한다고 해야 한다. 반성하고 참회하는 게 도리이자 순리"라고 비판했다.
특히 참여정부 시절 민정수석실 인사들은 성명을 통해 "새누리당이 없는 의혹까지 만들며 참여정부를 걸고 넘어지는 데 분노를 느낀다"며 "참여정부는 거리낄 어떤 의혹도 없다. 이명박·이상득 두 분에게 물어보라"고 밝혔다.
당시 법무비서관이었던 박성수 새정치연합 법률위원장은 이날 '친박게이트 대책위' 회의에 참석해 이호철 청와대 민정수석과 오민수 민정비서관, 문용옥 부속실장 등과 함께 뜻을 모은 이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사면은 탕평과 화합을 도모하는 차원이므로, 야당 인사가 포함된 것은 당연하다. 야당이 배제됐다면 자기사람 챙기기라는 비판이 있었을 것"이라며 "새정권이 들어서기 직전인 만큼 인수위의 요청을 반영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성 전 회장의 사면도 인수위의 요청이었다. 사면에 연관된 민정수석실·정무비서관실·부속실 등에는 성 전 회장과 친분이 있는 경우가 없었다"며 “양윤재 전 서울시 부시장도 청와대의 강력 반대에도 인수위의 요청으로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면 전에 인수위에 위촉된 것은, 인수위가 사면을 추진하면서 이를 전제로 챙긴 인사라는 것"이라며 "인수위나 새 정권 핵심 실세 중 누가 사면을 부탁했는지는 조사하면 밝혀질 일"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번 의혹은 인수위가 밝힐 사안"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여당이 계속 물타기를 한다면 우리도 명예를 지키기 위해 이명박 인수위의 무리한 행태를 낱낱이 밝힐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당시 상황을 아는 이명박 정부 공신인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도 MB핵심인사가 성 전 회장의 사면과 공천을 챙겼다고 증언한 바 있는데다, 특사 논란에 앞장서고 있는 권성동 의원이 MB 인수위 자문위원이던 성 전 회장을 비리 전력 탓에 2~3일 만에 사퇴시켰다고 한 발언이 거짓으로 드러나 새누리당의 성완종 파문 '출구전략 스텝'이 꼬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 의원은 지난 22일 방송 인터뷰에서 "(2007년 말) 인수위의 자문위원으로 성완종 회장을 임명하고 불과 2, 3일 만에 비리전력자라고 해서 사퇴를 시켰다"고 말했지만 지난 2008년 1월 11일 인수위 시절 성 전 회장은 서울 종로구 해양수산부 청사 회의실에서 태안 기름 유출사고와 관련한 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대책을 논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