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놓고 충돌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
야 "지방채 발행, 지방재정 부실화…지방자치법 처리해 감시해야"
여 '지방재정법-지방자치법' 거래인가…"아이들 교육 등한시"
4월 국회 핵심 사안 중 하나인 누리과정 예산 문제 해결방안이 담긴 지방재정법 개정과 관련, 현재 국회 안전행정위에 계류된 채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여야가 충돌했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는 누리과정(3~5세 어린이집 무상보육)예산을 위해 편성한 목적예비비 5,064억을 4월에 시도교육청으로 지원하고 누리과정 예산편성을 위한 지방채 발행을 골자로 한 지방재정법 개정안을 4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원내대표 간 합의를 앞세우며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방채 발행은 지방재정을 더욱 부실화한다며 정부여당을 향해 지방재정 부실화 해결 방안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 유승민 "정청래, 지방재정법 발목 잡아"vs 정청래 "뭘 모르는 소리"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24일 국회 안행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자 정 최고위원이 "뭘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맞짱 토론을 제안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안행위에서 논의되고 있는 지방재정법은 누리과정 예산 때문에 심각한 문제를 호소하고 있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면서 "여야 원내대표 간 지난해 예산안 통과를 시킬 때를 포함해서 무려 4차례에 걸쳐서 합의한 건데 야당 간사가 발목을 잡아서 통과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저는 이런 일은 국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안행위에서 다른 조건 없이 꼭 통과가 될 수 있도록 안행위원들이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유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사실관계를 모르는 발언이거나 현재 벌어지고 있는 교육현장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허무맹랑한 주장"이라고 비난했다.
□ 野 "정부, 지방채 발행 1조2,000억원 중 4,000억 깎아 누리과정예산 부족" = 정 최고위원은 "우선 정부가 발행하겠다고 애초 약속한 지방채 발행 규모인 1조 2,000억은 이미 교육부와 기재부에서 4,000억원을 깎고 8,000억만 발행하겠다고 교육부 자료에 이미 나와 있다"고 정부의 약속 불이행을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누리과정도 국가가 완전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던 것을 지키면 지방재정법을 개정해 지방채 발행하지 않아도 된다"며 "지방재정법의 목적은 지방재정 건전화다. 현행법은 지방채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못하게 하는 법이다. 그 이유는 지방재정 부실화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 원내대표를 향해 "과연 지방채를 허용하는 게 지방재정법의 목적과 정신의 취지에 맞는지 언제라도 맞짱 토론 하자"며 "본인들의 대선공약 파기가 원인인데도 반성과 사과는 하지 않고 후안무치하게 주장하는 것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또한 정 최고위원은 "지방채 발행을 해도 현재 경기도 교육청의 경우 돈이 없어 편성 못한 예산이 6,500억원인데, 교육부와 기재부의 지방채 발행 허용액수는 1,500억에 불과해 나머지 5,000억원에 대한 대책도 없다"고 꼬집었다.
□ 야 "지방자치법 개정해 지방재정 감시"…여 "여야 합의 깨는 것" = 특히 그는 지방채 발행으로 부실화되는 지방재정을 감시하기 위해 지방자치법을 개정해 동시 처리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중앙정부에 귀속된 지방의회의 예산과 인사권을 독립시키자는 것이다. 현재 무급직인 광역의회 보좌관을 유급직으로 전환해 정책보좌관으로 기능하게 하고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과 현재 대통령령이 정하는 지자체의 각 실국의 존폐여부를 지방의회로 권한 이양하는 것이 골자다.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가 누리과정을 지속하기 위해 지방채 1조 2,000억원을 발행하는 것인데 이마저도 깎아 누리과정 예산을 메울 수 없고 이에 대한 대책도 없으니 지방재정이라도 제대로 감시할 지방자치법을 함께 개정하자는 논리다. 이 법안 역시 현재 안행위에 계류되어 있다.
이에 새누리당은 지방재정법과의 '딜'(거래)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당장 누리과정 예산 편성이 시급한 상황에서 정쟁으로 몰고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안행위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전 원내대표와 현 원내대표 간에 합의를 했는데 최고위원이라 그런지 상임위 간사가 당의 입장을 전면적으로 반박하고 이런 식으로 다 깨면 어떻게 국회가 돌아가겠는가"라고 정 최고위원을 겨냥했다.
민현주 원내대변인 역시 국회 브리핑에서 "안행위 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광역의회 유급보좌관제 도입을 주장하며, 어린아이들의 보육, 교육 문제와 거래를 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당장 눈앞에 보이는 어린아이들의 교육은 등한시하고, 무보수 봉사직으로 시작한 광역의원에 대한 유급보좌관제 도입을 우선하는 것을 어느 국민께서 납득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정 최고위원은 "지방재정법 개정이 지방재정 건전화를 해치고 있으니 지방재정을 감시하는 지방자치법을 개정하자는 것인데, 뭐가 딜이고 꼼수인가"라며 "정책보좌관을 둬서 예산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지방채 발행과 맞물려 돌아갈 필수적인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