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효과적인 질문과 그렇지 않은 질문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질문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게다가 질문이 중요하다 하여 어렵사리 질문을 했는데 분위기가 이상해지거나 대화가 막혀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질문은 통상 상대방의 정보나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 혹은 상대방의 생각을 듣기 위해 던집니다. 물론 궁금증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던지게 되는 질문도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 드렸듯이 정보나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캐묻는 느낌으로 오해되기도 하고 상대방의 생각을 듣기 위해 질문한 것이 의도가 있는 듯 보여질 때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질문을 제대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효과가 발휘되도록 잘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효과적인 질문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최고건설에 근무하는 김과장은 최근에 김대리 때문에 마음이 어수선합니다. 평상시와 달리 착실했던 김대리의 근무 태도가 산만해지고 업무에서도 잦은 실수가 생기고 있습니다. 김대리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걱정이 되기도 하고 동시에 화가 나기도 합니다.
오늘도 지각한 김대리를 보니 무슨 상황인지 알아보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과장이 김대리를 불러 대화를 시도하려면 과연 어떻게 질문하는 것이 좋을까요?
“김대리, 요즘 어때?” 김과장은 스스로 이야기를 할 거라 생각하고 김대리에게 ‘자백’을 기대하며 질문했습니다. 물론 때마침 할 이야기가 많았다면 김대리는 이야기 꽃을 피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으로 보자면 좋은 질문은 아닙니다. 왜일까요? 우선 대답하기 애매한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대답이 너무 복잡하거나 추상적으로 흐를 수 있는 질문은 상대방을 당황하게 합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니 오해를 살 것 같고 자세히 이야기 하자면 너무 길어지게 되고 상대방의 질문의 의도를 명확히 알 수 없는 경우이기 때문입니다.
대화를 시도하려는 목표, 즉 상대방에게 정보를 알아내고 생각을 듣겠다는 김과장의 목표는 분명하지만 질문에 대한 해석은 온전히 김대리의 선택에 맡겨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김대리는 이 애매한 질문에 당황하고 말문이 막힐 수도 있습니다. 심각한 상황이라면 김과장의 질문을 오해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대답하기 애매하고 대답이 추상적으로 흘러갈 수 있는 질문은 목표가 분명한 커뮤니케이션에서는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김과장은 애매한 질문 대신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김대리, 요새 무슨 일이 있나?’
김대리는 이 질문을 통해 어떤 느낌을 받게 될까요? 자신의 상황에 관심을 가져주는 김과장의 질문에 감사하며 이야기를 풀어갈 수도 있지만 그런 상황이 아닌 경우에는 김대리는 더욱더 자신의 장벽 너머로 숨어버릴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질문의 의도가 너무 쉽게 파악되기 때문입니다. 김대리가 주변 동료나 상사에게 자신의 상황을 알리고 싶지 않은 상태라면 김과장의 질문의 의도를 알기 때문에 “아닙니다. 요새 몸이 좀..”이라며 대충 넘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는 최근 업무 실수나 지각 등의 잘못에 대한 책망이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압박감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 경우 김과장의 목표였던 효과적인 ‘대화’가 일어나긴 더 힘들게 됩니다.
의도가 드러나거나 압박하는 느낌의 질문.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적합한 좋은 질문은 아닌 것입니다.
질문하기가 어려워진 김과장은 이제 질문에 앞서 이런 이야기를 덧붙입니다. “김대리, 내가 직장생활을 하던 때에는 말이지 일은 많지, 알려주는 선배는 없지 정말 힘들었어. 그래도 그때는 회사가 잘나가던 시절이라 심리적인 압박은 없었는데 말이지. 요즘은 회사가 일이 많아도 우리한테 압박이 많으니까 여러모로 참 힘든 것 같아. 그래서 말인데..”
김대리는 김과장이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의아해 하면서 듣고 있다가 불현듯 자신의 근황에 대해 질문을 받게 됩니다. 그러자 앞선 이야기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질문을 하기 위한 내용인지 헷갈리기도 하고 조금 기분이 나빠지기도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질문을 해야 하는 것일까요?
앞선 칼럼에서 언급하였던 것처럼 메시지의 목표를 분명히 하면서 동시에 상대방이 대답하기 어렵지 않은 질문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존중의 느낌이 전달되도록 경청의 구조와 연결하여 질문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보면 이렇습니다.
‘김대리는 이번 신규 프로젝트에서 어떤 부분을 담당하고 있지? (00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거지?)’
김대리가 자신의 상황을 가장 편안하게 답변할 수 있는 내용으로 질문을 던집니다. 김과장은 답변을 들으면서 경청을 하고 재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김과장이 실제 하고 싶은 질문은 무엇일까요? 앞서 언급한 메시지의 목표는 최종적으로 ‘김대리 요즘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아 보이던데 이야기 해줄 수 있어?”로 정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질문을 자연스러운 대화의 과정에서 끌어낼 수 있어야 하고 김대리가 자연스럽게 동의하며 자신의 생각이나 상황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김대리가 보다 쉽고 간결하게 대답하면서 자신의 최근 상황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려줄 수 있는 다음 질문은 무엇일까요?
굳이 예를 들어 보자면 이런 종류가 아닐까 합니다. ‘그 부분을 담당하게 되었을 때 어땠어?’ 또는 ‘프로젝트의 어떤 부분과 가장 많이 연결되어 있지?’ 등 처해진 상황을 묻는 질문일 것입니다.
이후 전개되는 질문들은 현재 김대리의 상황이 프로젝트를 잘 이끌 수 있는 상태인지에 해당되는 내용들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마지막에는 ‘그래서 그런 느낌이 들었구나. 김대리한테 요즘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지. 무슨 일인지 이야기 해 줄 수 있어?’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말입니다.
상대를 설득하거나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최종적으로 상대에게 던지고 싶은 질문을 정하여 상대방이 대답하기 쉽도록 질문을 시작해야 합니다.
우선은 최종 목표 질문을 향해 천천히 연속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이 좋다는 사실 정도만 기억해 주십시오. 그리고 질문은 준비가 필요한 ‘습관’ 임을 기억하시면 되겠습니다.
☞ 이경랑 대표
- 교보생명 지점장
- 여성신문사 칼럼리스트
- 한국생산성본부 SMAT 자문역
- 한국 코치 협회 전문 인증 코치
- ㈜ 퍼시스 SE 아카데미 자문 위원
- 현) SP&S 컨설팅 공동 대표
<저서>
- 세일즈커뮤니케이션 스킬12
- SMAT 국가공인 자격시험 교재 저술, SMBA 컨텐츠 서비스 제작 총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