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정 공직자윤리법(일명 관피아방지법)이 시행되면서 퇴직 공직자들이 재취업 길이 더욱 높고 험해졌습니다.
재취업이 힘들어진 것은 지위고하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재취업 제한 대상 기관수가 크게(3배) 확대되고 재취업 제한 기간도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나면서 말 그대로 '취업 한파'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여기에 '김영란법'이 아무 탈 없이 내년 하반기 시행되면,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길들여진 퇴직 공직자들이 과거처럼 유관기관 또는 기업에 취업해 어제의 동료들을 상대로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말처럼 쉽지는 않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권력기관, 특히 국세청 출신들이라면 더하겠죠.
그래서 요즘 2~3년 안팎으로 국세청에서 퇴직한 지방청장급 이상 고위공직자(이하 국세청 OB)들이 '금값'이 되어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출범을 전후해 퇴직한 국세청 OB들 중 일부는 취업제한기간에서 일단 벗어나게 됩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과거와 같이 대형 로펌이나 회계법인 등에 재취업하지 못한 이들은 상당수가 중소 세무법인(혹은 개인세무사무소 개업)에 재취업해 활동해 왔죠.
지난 2013년 4월 명예퇴직하면서 종전 2년 재취업 금지기간 '족쇄'에서 벗어난 인물들은 박윤준 전 국세청 차장, 조현관 전 서울국세청장, 김은호 전 부산국세청장, 김경수 전 대전국세청장 등 4명입니다.
◆…최근 김은호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사진 좌측)이 재취업 제한기간이 풀리면서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와 행정고시 동기이자 비슷한 시기 명예퇴직한 박윤준 전 국세청 차장(사진 우측)도 하반기, 자리이동을 계획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들 중 김은호 전 부산국세청장이 5월 초 광교세무법인 회장직을 내려놓고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 변신하면서 첫 테이프를 끊었다는 전언입니다.
안팎에서 '우량매물'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그의 영입을 위해 대형 로펌 업계에서 꽤 오랜 시간 동안 물밑 경쟁이 치열했다는 후문이 전해집니다.
박윤준 전 국세청 차장도 탐나는 매물로 각광 받고 있습니다.
그 또한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비롯한 3~4개 로펌 등에서 영입제의를 했지만, 일단 움직이지 않고 현재 몸담고 있는 선진회계법인에서 당분간 일을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올해 하반기를 전후해 주변 상황이 정리되면 자리이동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초 이동설이 나오기도 했던 조현관 전 서울국세청장과 김경수 전 대전국세청장은 각각 원소속지(이현 세무법인, 삼익 세무법인)에서 이동하지 않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013년 8월 퇴직한 송광조 전 서울국세청장은 지난해 12월 말 명예퇴직한 이승호 전 부산국세청장과 함께 현재 세무법인 택스세대에 몸담고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 명예퇴직한 임창규 전 광주국세청장(세무법인 리앤케이)과 이종호 전 중부국세청장(개인세무사무소), 제갈경배 전 대전국세청장(개인세무사무소)의 경우 아직 재취업 금지기간이 남아 있어 뚜렷한 움직임은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이들 중 일부는 재취업 금지기간이 풀리면 어디로 옮기기로 예정이 되어 있다, 는 식의 '뜬소문'만 존재합니다.
가장 최근 퇴임한 이들도 현재 자리를 잡거나 자리를 모색 중이라고 합니다.
강형원 전 대구국세청장은 세무법인 정우에 둥지를 틀었고, 이학영 전 중부국세청장도 세무법인 호연에서 만든 호연경제연구소장으로 취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소식이 뜸한(?) 안동범 전 대전국세청장은 연말을 전후해 세무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만 들려옵니다.
전직 국세청장들의 소식도 궁금합니다.
◆…재취업 제한기간이 풀린 이현동 전 국세청장(사진 좌측)은 항간의 소문과 달리 여전히 모교인 영남대학교에서 후학양성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8월 물러난 김덕중 전 국세청장(사진 우측)도 모교(중앙대학교)의 석좌교수로 활동 중이다.
이현동 전 국세청장과 김덕중 전 국세청장입니다.
이들은 최근 각각 다른 시기에 세무사개업의 필수코스인 국세경력세무사교육을 수료하는 등 관심을 모았지만 강단에서 후학들을 육성하는 소소한 일상에 만족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항간에 이현동 전 국세청장의 경우 대형 로펌으로 이동한다, 친소관계가 두터운 국세청 후배가 운영하고 있는 세무법인의 회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등 '이동설'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현재로서는 그저 풍문에 불과한 것으로 보입니다.
두 사람은 각각 모교인 영남대학교, 중앙대학교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편 갑작스러운 명예퇴직 선택으로 국세청에 충격을 안겼던 '젊은 피'들도 자리를 잡고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송성권 전 국세청 국제조세관리관은 안진 세무법인 대표, 안종주 전 국세청 상속증여세과장은 앞서 퇴직을 선택한 김주연 전 국세청 소비세과장과 함께 삼일 세무법인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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