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본부세관 10층 대강당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한성일 서울세관 조사국장.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126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해외로 빼돌린 의류업체 대표와 자금세탁 과정을 도운 술집 마담 등이 관세청에 덜미를 잡혔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세관장 : 서윤원)은 18일 미화 1053만 달러(한화 126억원)를 해외로 도피시킨 K사 대표 정모씨와 임원 김모씨를 재산국외도피 혐의로 구속하고 화물운송주선업자·술집 마담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서울세관에 따르면 구속된 정모씨와 김모씨는 도피한 재산을 홍콩내 12개의 비밀 계좌로 자금세탁해 미화 498만 달러는 스위스 등 4개의 해외계좌에 은닉했다.
이와 함께 미화 433만 달러는 술집 마담 등 156명의 국내 차명계좌로 반입해 자금세탁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재산도피 수법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들은 홍콩에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페이퍼 컴퍼니 3개사를 세워놓고, 2005년부터 5년 동안 미화 6100만 달러 상당의 이태리 유명 여성의류를 국내 면세점에 판매하고 발생한 수익금 등 미화 1053만 달러를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홍콩 비밀계좌로 도피했다.
아울러 정모씨는 이렇게 빼돌린 자금을 홍콩내 비밀계좌 12개를 이용해 세탁한 후, 홍콩미국·스위스·버진아일랜드·몰타공화국 비밀계좌에 은닉했으며 술집 마담, 웨이터, 대리기사 등 156명의 명의를 차용하거나 화물운송주선업체로부터 용역을 제공받는 것처럼 위장해 반입하기도 했다.
서울세관과 서울중앙지검은 국제사법공조 수사를 통해 입수한 홍콩의 금융계좌 12개(9800건의 금융거래내역)와 은행전표를 분석함으로써 범행 전모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울세관 관계자는 "올해 3월부터 전국 13개 국부유출수사 전담팀을 구성해 특별단속을 실시한 이후 재산도피혐의로 구속한 첫 번째 사례로, 앞으로도 전담팀을 중심으로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지능적인 재산도피 및 자금세탁 사범에 대한 외환비리 단속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관세청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불법 대외거래 차단을 통한 과세정상화' 일환으로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