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고 싶은 여배우의 미소와 함께 ‘시간을 되돌리는’ ‘완벽한 젊음을 되찾아주는’과 같은 광고문구에 홀려 비싼 기능성화장품을 지른 뒤 생각보다 효과가 낮아 실망하는 경우가 적잖다. 아무리 좋다는 주름개선 기능성화장품이라도 주름을 완전히 없애지 못하고, 미백화장품을 바른다고 잡티가 싹 사라지지 않는다.
어리고 탱탱한 피부는 여성의 꿈이다. 자신의 나이보다 10살은 어린 피부를 원한다. 화장품만 바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 같은 마음에 카드를 긁어버리고 만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기능성화장품이라도 의약품이 아닌 만큼 피부문제를 드라마틱하게 변신시키지는 못한다. 시중에는 ‘모공을 잡는’ ‘여드름을 진정시키는’ 등의 수식어로 성능을 뽐내는 화장품이 많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정하는 것은 오로지 주름개선, 미백, 자외선차단 등 3가지 기능 뿐이다. ‘여드름 개선’ ‘아토피 피부염 완화’ ‘피부재생’ 등은 기능성화장품이 될 수 없다.
기능성화장품으로 인정받으려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정한 특정 기능성 원료가 일정 수준 이상 들어 있어야 한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거쳐 안전성과 기능성(유효성)을 통과해야 한다. 예컨대 식약처에 미백성분으로 등록된 물질은 △닥나무추출물 △알부틴 △에칠아스코빌에텔 △유용성감초추출물 △아스코빌글루코사이드 △나이아신아마이드 △알파-비사볼올 △아스코빌테트라이소팔미테이트 등이다.
이들 물질로 에센스, 크림, 마스크팩 등을 만든 게 미백 기능성화장품이다. 다만 기능성화장품이라도 실제 성분 함량 기준이 0.04~5% 정도로 낮기 때문에 실제 효과는 크지 않은 편이다.
화장품은 만병통치약이 아닌 보조적인 수단으로 여겨야 한다. 아무리 입소문을 탄 제품이라도 보통 이들 성분의 80%는 ‘물’이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을 채우는 주성분이 화장품의 특징과 효능을 결정짓는 셈이다. 피부관리에 올인하는 여성 중에는 ‘적당한 가격대의 보습크림만 충분히 바르고 저렴한 피부과나 에스테틱의 관리를 한 달에 2~3회 받는 게 더 낫다’는 사람도 적잖다.
뷰티평론가 폴라 비가운은 “주름개선크림 등 안티에이징 화장품에는 대개 메치콘, 디메치콘, 사이클론메치콘 등 실리콘오일 성분이 함유돼 있다”며 “실리콘오일은 일시적으로 깊어진 골을 메워 피부가 매끈해진 것처럼 보이게 만들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주름이 깊어지고 피부장벽을 무너뜨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많은 스킨케어 제품이 주름을 제거하고 노화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고 주장하지만 주름생성을 중단시키는 제품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주덕 숙명여대 향장미용전공 교수는 “주름개선 화장품은 주름을 지연 또는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주름을 지우는 용도보다는 주름이 생성되기 전부터 발라주는 게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비가운은 화장품 카피에서 흔히 보이는 ‘피부 깊숙이 스며드는’이란 표현도 과장된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화장품 성분 분자는 피부에 스며들기에 매우 크다”며 “게다가 피부층은 미세하게 작고, 겹겹이 층을 이루고 있어 화장품이 스며들어 작용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헬스오 정희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