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균 한국공인회계사회 상근 연구교육부회장은 조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회계업계의 국제 위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용진 기자
CAPA 총회 26년만에 서울 개최…아시아의 목소리 담을 것
안영균 한국공인회계사회 상근 연구·교육부회장은 지난해 우리나라 회계업계 처음으로 국제회계사연맹(IFAC) 산하 3대 전문 위원회 중 하나인 국제교육기준위원회 위원에 선임됐다.
국제교육기준위원회(IAESB)는 전 세계 각 국의 회계분야 전문가 16명이 위원으로 구성돼 국제교육기준을 제·개정하고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위원회이다.
IAESB의 위원에 선임된 것은 국제 회계업계에서 우리나라 회계업계 위상이 상당히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안 부회장의 위원 활동이 한국 회계업계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우리나라 회계수준 선진국에 손색없어…"독자 목소리 내야"
안영균 부회장은 우리나라 회계 수준은 이미 선진국과 어깨를 견주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대내외적 홍보가 부족해 부정적인 인식은 여전하다고 우려했다.
안 부회장은 "현재 우리나라 회계 수준은 2011년 IFRS 도입 이후 여러 면에서 선진국과 비교해도 될 만큼 손색이 없다. 그러나 국제무대에서 경제 규모와 질적 수준에 걸맞은 활동을 하지 못했다"며 "회계 발전을 위한 노력을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지 못한데다 외환위기 이후 부정적인 인식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 회계업계도 국제무대에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영균 부회장은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한국공인회계사회는 IFAC와 아시아·태평양회계사연맹(CAPA) 등의 국제기구 회의에 대표자들을 보내 회계 선진국의 흐름을 이해하고 우리의 의견을 적극 개진하는 등 폭넓고 활발한 국제기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이 국내 공인회계사 최초로 IAESB 위원 선임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국제 회계업계는 영미를 비롯해 영어권 국가들이 이끌고 있지만 우리도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고 IAESB 위원 임기 동안 한국 공인회계사 양성체계 수준을 높여 국제무대에서도 통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안 부회장은 지난달 IAESB 위원으로 선임된 이후 첫 회의에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국제교육기준을 총괄하는 개념서(Framework) 개정이 가장 뜨거운 의제였다고 안 부회장은 전했다.
그는 "개정되는 개념서에는 전문직 회계사(professional accountant)와 회계 전문직(accounting profession)의 정의가 새로 제정되는 등 주로 개념적 정의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인상적인 것은 전문직 회계사 정의에 전문적 역량과 함께 윤리기준의 준수를 필수적 요소로 꼽고 있는 점"이라며 "단순히 기술적 요소만 갖췄다고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윤리적인 자세도 반드시 갖춰야 한다는 선언적 의미가 담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계감사를 수행하는 공인회계사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전문가로 정의돼 있다는 것.
□ 10월 CAPA 총회 26년 만에 서울 개최…"아시아의 목소리 담는다"
우리나라 회계업계의 위상을 보여주는 국제 행사가 올해 서울에서 열린다. 바로 아시아·태평양회계사연맹(CAPA) 콘퍼런스가 그 주인공이다. 26년 만에 개최되는 국제 행사인 만큼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안영균 부회장을 비롯해 한국공인회계사회는 동분서주하고 있다.
CAPA는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공인회계사협회로 구성된 단체로, 한국과 중국, 일본을 비롯해 미국과 캐나다, 호주 인도 등 24개국 31개 단체가 소속돼 있다. CAPA는 4년마다 총회를 개최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1989년에 이어 26년 만에 다시 CAPA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10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CAPA 총회는 1300여명의 국내외 회계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안영균 부회장은 "이번 콘퍼런스의 목표는 국제회계무대에 아시아의 목소리를 내보자는 것"이라며 "국제감사기준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국가 회계사들이 적용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런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보자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총회는 'Asian Accountants-Leading the way, inspiring the future'를 주제로 10년 내 다가올 환경 변화를 조망한다"며 "아울러 회계투명성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들을 점검하고 재무보고의 투명성 제고를 모색하는 폭넓은 주제의 세션으로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이번 CAPA 총회에 새로운 시도를 할 계획이다. '서울 선언문'을 채택하겠다는 구상인데 총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포함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회계사들의 공동의 목소리를 담겠다는 것이다. 회계사회는 서울 선언문을 국제기구에 제출해 아시아의 견해를 국제무대에서 반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공인회계사 위상 저하, 기업의 그릇된 인식이 문제
안영균 부회장은 재임 기간 동안 추락한 회계사들의 위상을 끌어올리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안 부회장은 "공인회계사에 대한 처우와 지위가 회자되는 것은 장기간 경기침체와 맞물린 경쟁심화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공인회계사와 기업과의 관계, 공인회계사를 바라보는 기업의 그릇된 인식이 더 큰 문제"라며 "기업의 CEO들이 직접 회계에 관심을 기울이고 중요하게 여길 때 회계투명성도 높아지고 공인회계사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진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우리 사회 전반에 회계투명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요건이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며 "공인회계사도 기업이 회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스스로 재무정보를 작성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회계사회는 최근 몇 년 동안 연결재무제표 작성 교육과 IFRS 전국순회교육, 중소기업회계기준 교육 등 실시하며 회계업무 담당자들의 직무능력 향상에 기여해 왔다. 아울러 2013년에는 AT자격시험을 도입해 회계와 세무 실무자 양성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밖에도 청소년 회계 및 금융교실과 기자 회계아카데미 실시하고 있고, 변호사를 대상으로 한 회계연수원 과정을 개설해 회계인프라 확충과 저변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영균 부회장은 공인회계사를 희망하는 예비공인회계사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안 부회장은 "공인회계사가 되면 짧은 시일 안에 무척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며 "기업경영에 다양하고 복잡한 상황을 접할 수 있는 초기 10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안영균 부회장 약력]
▲1959년생 ▲서울대 경영대학 ▲서울대 경영학석사 ▲국민대 경영학박사 ▲ 정보통신부 통신위원회 위원 ▲증권선물위원회 회계제도심의위원회 위원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 ▲삼일회계법인 대표 ▲IAESB 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