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혁 눈앞…문형표 해임 막판쟁점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 문구 문제로 평행선을 달렸던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오는 28일 5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 처리를 눈앞에 두게 됐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해임을 연계 처리할 것을 강력히 내세우고 있어 최종 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여야 실무합의를 이끈 공무원연금 특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조원진,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은 최대쟁점인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를 명기하되 '적정성과 타당성을 검증한다'는 문구가 추가되면서 합의를 이뤘다.

새누리당은 26일 의원총회를 통해 이 합의안을 추인했다. 이날 의총에서 공개된 합의안에는 '공적연금 사회적기구의 설치 목적으로 공무원연금 실무기구에서 합의한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와 그 밖의 합의내용에 대한 적정성 및 타당성을 검증하고 제반사항을 논의해 합의된 실현방안을 마련한다'고 명시됐다.

특히 연금 전문가들이 나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우선 처리를 강조해 28일 본회의 처리 가능성을 높게 하고 있다. 연금 전문가 18명은 지난 24일 논의를 거친 후,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은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라는 점을 존중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길 촉구한다"는 내용의 권고문을 여야에 전달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이 보건복지부 장관 해임건의안 본회의 상정을 합의안과 연계할 뜻을 밝히고 있어 최종 협상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문 장관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문제를 놓고 국민 불안을 야기해 논란을 가중시켰다고 비판하고 있다. 새누리당 조원진, 새정치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최종 협상을 벌이기 위해 이날 오후 4시 회동을 열기로 했지만, 이견차를 좁히지 못해 만남이 무산됐다.

앞서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복지부 장관의 교체는 사회적기구의 자율성 확보와 대타협의 기본 전제조건"이라면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합의된다고 하더라도 28일 본회의에 바로 직행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개정안의 처리는) 복지부 장관 해임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27일 예정된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를 위한 여야 협상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 문 장관 해임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문 장관 해임건의안 상정에 대해 "해임 사유라고 할 만한 게 없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황교안, '종교편향' 지적에 "국민 걱정 없도록 하겠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는 26일 자신을 둘러싼 종교편향 논란에 대해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를 잘해서 국민 걱정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황 후보자는 이날 오후 통의동 소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총리실 소속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던 길에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답했다.

특히 황 후보자는 올해 1분기 법무부 장관으로서 쓴 업무추진비 내역 가운데 70%(20건 중 14건)가 건당 48만~49만원인 것으로 나타나 '업무추진비를 회당 50만 원 이상을 쓰면 동석자의 소속·성명 등을 증빙서류에 기재토록 한 정부 지침을 피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데 대해서도 "그 부분도 필요하다면 (청문회에서) 충분히…(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현 법무부 장관인 황 후보자는 후임 법무부 장관이 지명되지 않아 오전엔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 청사로 출근해 업무를 보고 오후에는 금융감독원으로 옮겨 인사청문회 준비를 하고 있다.

황 후보자는 지난 2013년 법무부 장관 내정자로서 국회 인사 청문 절차를 밟던 당시 과거 변호사 활동 시기 받은 고액 수임료에 대한 전관예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당시 황 후보자는 고액 수임료에 대해 기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행 여부가 불투명해 재조명되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조금이라도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알려줄 수 있도록 청문회에서 소상하게 말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자신의 인사청문회 준비를 돕기 위해 법무부에서 현직 부장검사 2명이 '차출'된 것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선 "법률을 검토해 부적절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황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국회는 현행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임명동의안 제출일로부터 15일 이내까지(내달 9일) 청문회를 마치고 내달 14일 전(제출일로부터 20일 이내)엔 그 심사에 필요한 절차를 모두 끝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금 정부는 경제 활성화,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부문 구조 개혁과 함께, 부패청산을 비롯한 정치·사회개혁이란 시대적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황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와 국회 인준 절차를 거쳐 국민적 요구인 이 막중한 과제들을 추진할 수 있도록 국회의 많은 협조를 부탁한다"고 황 후보자 인준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