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혁신위' 단호한 목소리…"계파모임 중지하라"

4.29 재보궐 선거 패배 이후 계파갈등으로 내홍을 거듭했던 새정치민주연합이 김상곤 전 교육감을 수장으로 한 혁신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 새정치연합은 27일 김 위원장을 공식 선임하고 당 혁신에 대한 전권을 위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사약을 앞에 두고 상소문을 쓰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서 있다"며 당 혁신에 대한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은 절벽 위에 매달려 국민과 당원이 내밀어 준 마지막 한 가닥 동아줄을 부여잡고 있다"며 "국민과 당원의 손을 잡지 않으면 처참히 부서지고 말 것"이라고 당의 위기 상황을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부서지는 것은 새정치민주연합 하나 만이 아니다. 대한민국 정치와 국민의 희망이 사라지는 것"이라며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당을 한때 나무가 우거졌지만 민둥산이 돼버린 중국 제나라의 '우산'에 비유했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은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민주주의자 김근태를 배출한 희망의 정당이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과거를 이어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지 못하고 권력을 소유하겠다는 패권과 개인과 계파의 이익을 위해 민둥산으로 만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국민과 당원들은 새정치연합을 '무능력 정당' '무기력 정당' '무책임 정당'이라고까지 한다"고 지적한 후 "정당개혁, 공천개혁, 정치개혁의 무겁고 준엄한 혁신을 이뤄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제 새정치연합은 무능력에서 실력 있는 정책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고, 무기력에서 활력있는 젊은 정당으로 탈바꿈 해야 한다. 책임 있는 신뢰 정당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새정치연합이 바로 서지 않으면 정치개혁의 희망도 사라진다.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우리 삶도 달라지지 않는다"며 "때문에 이 혁신은 과제가 아니라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역사의 필연이며 시대의 책임이다"고 역설했다.

그는 "모든 의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낮은 자리에서 겸허히 혁신에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당내 깊은 계파 갈등에 대해 "지금부터 혁신위원회 활동 기간 중 패권과 계파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계파의 모임조차 중지하기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혁신위원회의 앞길을 가로막는 그 어떤 세력이나 개인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며 "오직 국민과 당원의 목소리로 혁신의 길을 걸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강도 높은 혁신 예고하면서 재보선 패배의 원인을 '친노 패권주의'로 주장했던 비노계 핵심 인사들을 차례로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노 패권을 비판하며 사퇴한 주승용 최고위원과 김한길 전 공동대표, 박지원 의원 등을 만나 당내 문제를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 위원장은 최근 안철수 전 대표, 손학규 전 상임고문 등에게도 전화를 걸어 당 혁신을 위한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황교안 오전엔 법무부, 오후엔 청문회 준비…'두 집 살림' 논란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직을 그대로 유지한 채 총리 후보 인사청문회를 준비해  논란이 되고 있다.

황 후보자 측에서는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입장이지만 검찰 내에서는 '당연히 사퇴를 하고 인사청문회를 준비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황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해 총리 후보자에 낙마할 경우 장관직 복귀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황 후보자는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지난 21일 이후 오전엔 법무부 장관으로서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해 업무를 보고 오후에 총리 후보자 사무실로 마련된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해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법무부는 황 후보자가 지명된 지난 21일 오후 이임식을 준비했다가 중지하라는 지시가 내려와 취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와 황 후보자간 물밑교감을 통해 이임식을 취소했다는 관측이다. 

검찰 관계자는 "우리도 그날 당연히 이임식을 하는줄 알고 준비하고 있다가 갑자기 취소돼 좀 황당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