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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내부정보를 잘 알 수 있는 부사장이 자신의 미성년 자녀들에게 회사 주식을 사도록 해 주식가치가 상승할 경우 이를 '증여'로 과세할 수 있을까.
과세당국은 당연히 내부정보를 이용한 이익의 증여로 보고 덥석 과세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김병수 부장판사)는 최근 S사 부사장들인 M씨, Y씨, K씨 등의 미성년 자녀 6명이 마포세무서장 등을 상대로 낸 증여세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증여세 부과처분을 모두 취소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6명의 자녀들은 부사장인 부모로부터 현금을 증여받아 지난 2010년 S사의 대표이사인 C씨로부터 S사 주식을 1인당 600~800주, 합계 4050주를 주당 2만5000원에 취득했다.
과세당국은 2012년 10월부터 12월까지 6명의 자녀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해 S사 임원의 자녀인 원고들이 공표되지 않은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취득하고, 이후 주식가치 증가했다며 증여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6명의 미성년 자녀들은 "과세당국이 증여자로 본 S사의 대표이사인 C씨와 자신들은 특수관계에 있지 않고, 부사장인 아버지들로부터 제공받았다는 S사 개발 의약품에 대한 임상시험 정보나, 협력사가 생산하는 의약품에 대한 독점판매권을 S사가 보유하기로 한 사실은 이미 공시자료 등을 통해 일반에 공개된 내용으로 내부정보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당국이 재산가치 증가사유로 제시한 다른 회사와의 주식인수계약 체결은 자신들이 주식을 취득할 당시에는 전혀 예상돼 있지 않았다"며 "이 사실 역시 내부정보로 볼 수 없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행정법원 재판부는 "6명의 자녀들이 미성년자에 해당해 주체요건은 충족하지만, 특수관계자로부터 공표되지 않은 내부정보를 이용해 재산을 취득했는지(재산취득요건)와 5년 이내에 재산가치가 증가됐는지에 대한 요건(재산가치증가사유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며 과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S사가 6명의 자녀들이 S사의 주식을 취득하기 전부터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이미 수년간에 걸쳐 의약품 임상시험 진행 단계에 관한 내용, 독점판매계약을 체결한 회사들에 관한 내용을 공시해 왔고, 그 내용을 언론에 했다"며 "이를 공표되지 않은 내부정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다른 회사가 S사에 대한 법무실사 및 재무실사 등을 거친 후 자신의 경영판단에 따라 S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취득하기로 하고 주식가격에 대한 협의를 거쳐 이뤄진 주식인수계약 체결은 세법에 규정된 재산가치증가사유 중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특히, 식약청의 의약품 조제판매 품목허가의 경우에도 당국이 증여일로 특정한 2011년 12월로부터 7개월이 지난 후에 발생한 것으로 이로 인해 주식 가치가 증가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이를 재산가치증가사유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결국 "당국이 6명의 자녀들에게 상증세법상 이익의 증여로 보기 위해 충족돼야 하는 '재산취득요건 및 재산가치증가사유요건'이 충족됐다고 할 수 없으므로 과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해 원고인 미성년 자녀들의 손을 들어줬다. [참고 판례 : 2014구합669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