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때문에... 악수도 겁난다? = 4일 현재 메르스 양성반응을 보이는 환자수가 35명에 달하는 등 메르스로 인한 국민들의 공포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메르스 공포는 사람관계에서의 패턴 변화도 몰고 오고 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사람을 만날 때 '악수' 보다는 목례로 인사를 대신하는 것이 미덕이 되어가고 있다.
요즘 사람을 만날 때 악수보다 목례를 건네는 것이 미덕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왜 그럴까?
높은 치사율로 대한민국에 짙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 원인, '메르스(MERS-CoV)'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4일 현재 국내 메르스 감염자는 35명. 의심증세를 보여 격리 조치된 인원은 13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백화점, 마트 같은 다중이용시설은 이용객 감소 추세가 나타나고 있고 출퇴근 지하철 이용도 가급적 사람들이 덜 붐비는 시간대에 이용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호흡기를 통한 감염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설명이지만,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안 가는 것이 좋다는 인식이 확산된 탓이다.
마스크 착용자도 늘고 있으며 메르스 예방에 효과가 좋다는 손 세정제를 비치한 편의점, 마트, 식당, 커피전문점 등이 늘고 있다. 이 덕분에(?) 마스크, 손 세정제 제조사들의 매출이 성큼성큼 뛰어오르고 있다.
정부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전국 각급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고, 민관합동 대책반을 뒤늦게 구성해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이처럼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는 메르스 공포는 ‘사람관계’에서의 패턴 변화도 동반하고 있다. 감염 가능성이 높은 타인과의 접촉을 최대한 자제하기 위해 사람을 만났을 때 악수를 피하고 목례로 대신하는 풍조가 퍼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직장인 A씨는 "내가 감염될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내가 그렇다면 상대방도 그럴 것"이라며 "(악수를 하지 않는 것은)아무래도 꺼림칙하게 생각할 상대방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람과의 접촉 빈도가 높을 수 밖에 없는 판촉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밝힌 직장인 B씨는 "요즘 메르스 때문에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보니 아무래도 서로 닿는 것이 꺼려지게 된다"며 "악수를 청해오면 '혹시?'라는 생각에 경계심이 생기곤 한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손은 바이러스나 균이 전염되는 주요 통로 중 하나로, 손을 깨끗이 씻는 것만으로도 바이러스의 전염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 감염내과 전문의는 "우리 몸에서 세균이 가장 많은 곳이 손"이라며 "악수를 할 경우 거의 예외 없이 상대방의 체액이 자신에게로 넘어오는데 이때 해로운 균에 전염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주먹 인사법을 사용하는 것이나, 반기문 총장이 최근 서아프리카를 다녀온 뒤 목례로 악수를 대신하는 것처럼 상대방과의 접촉을 최소화한다면 감염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