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발기력은 나이를 먹고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감퇴한다. 그러나 아직 한창인 나이인데도 성관계 시에 발기강직도가 충분히 발현되지 않거나, 관계 도중 발기가 지속되지 못하고 계속 풀리거나, 성적 자극에도 성기가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발기부전을 의심해볼 수 있다. 발기부전은 원래 중년 남성들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질환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으나, 최근에는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생활 등으로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도 발기부전으로 고민하는 이가 늘고 있다.
발기는 혈액이 음경 내의 해면체로 몰리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동맥경화와 같은 혈관질환은 음경으로 흘러들어가는 피의 양이나 음경 내에 유지되어야 할 피의 양에 악영향을 주어 발기부전을 유발할 수 있다. 남성이 발기를 하고 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경이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물리적 자극이 자율신경계의 부교감신경에 작용하여 발기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뇨병, 다발성 경화증, 척수 손상 등의 이유로 신경손상이 일어난 경우에도 발기부전이 생길 수 있다. 한편 우울감, 불안함, 두려움과 같은 심리적 문제들이 발기부전을 유발할 수도 있다. 심인성(心因性) 발기부전이라고 불리는데, 전체 발기부전 중 대부분이 이 유형에 속한다.
극도로 몸이 피로한 상태거나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있는 경우 일시적으로 발기가 잘 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며칠 발기가 안 되었다고 해서 혹시 나도 발기부전인 것은 아닐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자신이 발기부전인지 여부는 애초에 개인이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발기 장애증상이나 발기부전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만성적인 발기부전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 더 이상 자녀계획이 없는 부부라고 하더라도 성생활은 애정확인의 수단이자 부부의 큰 즐거움 가운데 하나인 만큼, 발기부전으로 인해 정상적인 성생활이 어려울 정도라면 비뇨기과를 찾아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발기부전 환자에겐 약물치료나 수술치료가 시행된다. 물론 두 치료법이 병행될 수도 있다. 순천 맨비뇨기과 이형석 원장(비뇨기과 전문의)는 “발기부전 치료에는 기본적으로 약물치료법이 쓰인다. 이 때 발기부전을 유발하는 심리적 요인에 대한 상담과 치료도 함께 이루어진다. 이렇게만 해도 대다수 환자의 발기부전은 개선되지만, 약물치료로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을 만큼 심한 환자에게는 수술치료가 실시된다.”고 설명했다. 수술은 대개 환자의 음경해면체에 인공 보형물을 이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형석 원장은 약물치료와 관련해 “환자들에게 발기부전 치료제는 아무거나 복용해도 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시중에 발기부전 개선제가 많이 나와 있긴 하지만, 성분종류에 따라 발현되는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개인이 아무 제품이나 사서 복용하는 것은 자칫 위험할 수 있다. 비뇨기과에 방문하여 전문의와 상담한 후 개인별 특성에 맞는 약물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