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회사에 결손이 나자 아버지와 아들이 대주주인 회사에서 결손 회사에 무이자로 돈을 빌려준 경우, 이 대여금 상당액의 이자를 증여로 보고 과세한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이 소송의 당사자(원고)는 우량 종합건설업체 신안건설산업을 이끌고 있는 우경선 회장과 그의 두 아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김국현 부장판사)는 최근 우경선 회장과 그의 두 아들이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과세당국이 대여금에 대한 이자 상당액에 우 씨와 아들의 주식비율을 곱해 산출한 금액을 증여이익으로 보고 증여세를 부과한 것은 적법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우 회장과 그의 두 아들은 신안건설산업 대주주 일가다.
신안건설산업은 우 회장의 두 아들이 대주주로 있는 에스디산업개발과 일죽주식회사 등에 무이자로 금전을 대여했다.
두 회사는 모두 결손법인이었다.
과세당국은 우 회장과 두 아들이 대여금에 대한 이자상당액 만큼 증여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증여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이들은 "대여를 통해 자신들에게 부의 무상 이전이 일어나거나 이익이 나눠지지도 않았고, 두 회사의 주식가치도 전혀 증가하지 않았다"며 "이를 증여의제로 보고 과세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행정법원 재판부는 "대법원이 지난 2009년 선고에서 법인에 대한 증여로 인해 주식의 가치가 증가되지 않은 경우에도 불구하고 주주가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본다는 취지의 개정 상증세법 시행령이 위임범위를 벗어나 '무효'로 판시한 바 있다(2006두19693)"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위 대법원 판결이 선고된 이후 개정된 상증세법에서는 "결손금이 있는 법인의 주주 또는 출자자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그 결손법인과 거래를 통해 이익을 얻은 경우에는 그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증여재산으로 한다"고 개정됐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결손법인의 주주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그 결손법인에 재산을 무상으로 제공하면 결손법인의 주주가 증여재산가액에 주식 또는 출자지분의 비율을 곱해 계산한 금액을 얻은 것으로 보고, 그 금액을 결손법인 주주의 증여재산가액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결국 "과세당국이 신안건설산업이 결손법인인 두 회사에 무상으로 대여한 금액의 이자 상당액에 우 씨와 그 두 아들의 주식비율을 곱해 산출한 금액을 증여이익으로 보고 증여세를 부과한 처분은 적법하다"며 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참고 판례 : 2014구합6398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