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방미 연기…외신 "메르스 대처 비판 높아진 상황에서 나온 결정"

'박근혜 대통령 방미 연기'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14~18일로 예정됐던 미국 방문 일정을 연기했다.

10일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메르스 조기 종식 등 국민 안전을 챙기고 메르스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방미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박 대통령은 14일 출국한 뒤 16일(현지시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었다.

이번 방미 연기 결정은 윤병세 외교부장관이 존 케리 미 국무장관에게 연락해 방미 연기 의사를 전달했고 미국 측이 이에 동의해 이뤄졌다. 향후 박 대통령의 방미 일정은 미국 측과 조율을 거쳐 한미간 상호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로 결정될 방침이다.

특히 박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미국 뉴욕타임스는 "정부가 메르스 확산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높아지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라며 "심지어 여당인 새누리당에서조차 행정부에 대한 비판이 제기돼 박 대통령을 어렵게 하고 있고 한국의 많은 사망자 수가 정부의 적절하지 못했던 초기 대응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박 대통령의 결정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 때 정부 조치에 대한 비판이 나온 것에 이어 메르스에 대해서도 따가운 비판이 쏟아지는 중에 내려졌다"며 "최근 세월호 1주기 당시 박 대통령은 남미를 방문해 질타를 받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 정부는 세월호 참사에 따른 개인소비 위축 현상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은 메르스 자체보다 이 질병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더 걱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