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 여 "법 절차 대로 진행" 야 "독재적 사고방식"…또 '반쪽총리'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12일 여당 단독으로 채택됐다. 이에 따라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 이어 '반쪽총리'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이날 인청특위는 전체 13명 중 새누리당이 7명으로 과반을 차지해 단독으로 의결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황 후보자의 전관예우 논란, 병역기피 의혹, 사면로비 의혹 등에 대한 해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국회가 '통법부'로 전락했다"고 거듭 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반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은 "인사청문회 취지와 당초 목적을 무색하게 하는 것 아닌가. 국회가 명확하게 3권 분립으로 행정부를 견제하고 국민을 대신해 행정부에 대한 입장을 제시해야 하는데 지금 행정부가 원하는 대로 따르는 통법부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청문회 심사보고서가 그대로 채택되면 이후 장관이든 총리든 청문회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자료제출을 안할 것"이라며 "자료를 제출 안 해도 되는데 누가 바보같이 내놓겠나. 인사청문회 기간은 짧고 총리는 길다는 건가. 이게 국회가 갈 길인가"라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김 의원은 황 후보자의 부실한 자료 제출에 대해 "지금 청년실업이 참 심각해 청년들은 없는 스펙도 만들어 붙이는데, 황 후보자는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려는데 어떤 서류도 안내고 넘어가려고 한다"며 "원천적으로 서류 심사 탈락"이라고 일갈했다.
같은 당 홍종학 의원은 "금요일 오후에 인사청문회 회의를 안 하는데 왜 하는가. 이건 결국 일방적 통과를 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오늘 본회의도 없다"며 "이 회의를 다음주에 해도 되는데 여야 간사 간 충분히 이야기하면 되는데, 그렇게 안하는 이유가 뭔가.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이 국정을 단독 운영하려는 독재적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서도 황 후보자를 사면로비 의혹으로 고발했다"며 "이제 보도되기 시작하고 주말에 뭐가 나올지 모르니 빨리 통과해 해결하자는 것이다. 그렇게밖에 해석할 수 없다. 그렇게 불안한 총리가 난국의 국가가 이끌 수 있나"라고 힐난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 역시 사면로비 논란과 병역기피 의혹, 자녀들 변칙 증여 문제 등을 지적하며 "전관예우와 고액수임 문제, 종교편향, 병역 문제 등으로 낙마했던 그동안의 총리 후보자들에 비해 황 후보자는 이 모든 문제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가 어렵고 민생이 어려워 국론을 통합할 중요한 시기에 국론을 분열시키는 후보자를 인준해서 국정 운영 가능하겠느냐"며"“황 후보자 스스로 의혹 해명하고 정정당당히 답변하지 않는 이상 총리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은 "과연 이 시기에 황 후보자가 총리로서 적합한가. 생각은 다를 수 있다"며 "그러나 그 인준절차는 법대로 진행되고 그 과정에서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게 민주주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야당은 시작부터 자료제출이 부실하다고 하는데, 야당이 요구한 자료 중에는 이미 보존기록이 폐기되어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 사생활 보호를 요하는 자료가 포함됐다"며 "계속 자료제출이 없다고 하면 과연 이 인사청문회에 야당이 반대하는 분은 어떤 분도 통과할 수있겠는가 하는 근본적 의문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종훈 의원 역시 "황 후보자 청문회에서 야당의원들의 수모를 겪었는데 과연 인사청문회가 이대로 좋은가 하는 회의를 갖고 있다"며 "시간이 많이 지났다. 표결로서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염동열 의원은 야당을 겨냥, "재탕, 삼탕을 해도 약발이 받지 않으니 찜통으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하자, 야당 의원들은 거칠게 항의하며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 정부 '고리1호기' 폐로 결정, 여 '존중'…야 '환영'
정부가 12일 국내 최초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의 폐로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존중'이라고 밝혔고, 야당은 '환영'이라는 입장을 내놓아 온도 차를 보였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으로 통해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하나로 원전 비중은 높여나가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국민 안전을 고려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박 대변인은 "지금 낮은 전기료가 우리 산업의 경쟁력으로 남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원전 비중을 일정 비율까지 높여나가는 방향을 유지하는 게 맞다"며 "무엇보다 정부 당국은 원전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담보해 나가는 데 앞으로도 만전을 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고리 1호기의 영구 폐로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는 결국 국민 생명권과 안전이 우선이라는 것을 재확인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는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월성 1호기도 수명 연장 결정을 철회하고 폐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를 폐로해도 전력 수급이 시급한 상황이 아닌 만큼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에 포함된 신규 원전 2기 추가 건설 계획도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결정이 정부가 맹목적인 원전 건설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경제의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는 원전 폐로 산업에 대한 투자까지 고려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