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의장, 국회법 중재안 野 입장 주목…황교안 '총리 적합성' 여야 이견 커
정부 시행령에 대한 국회의 수정권한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의 정부 이송이 11일 일단 보류됐다.
여야 합의로 통과됐음에도 박근혜 대통령의 강력 '반대'로 정부 이송을 놓고 여당이 수정을 제안, 정의화 국회의장이 중재안을 내놨지만 야당의 반대로 이송이 불발된 것이다.
정 의장 측은 "새정치민주연합이 12일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법 중재안과 관련한 의견 수렴에 나서겠다고 알려왔다"며 "충분한 논의 시간을 주기 위해 오늘 이송을 보류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 의장이 여야에 제시한 국회법 중재안은 개정안의 '요구할 수 있다'를 '요청할 수 있다’로 바꾸는 등 일부 문구를 수정해 강제성을 완화했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만나 중재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앞서 중재안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던 이 원내대표는 정 의장과의 만남 이후, 수용가능성을 내비쳐 합의될지 주목된다. 새정치연합은 오는 12일 의총를 통해 최종결정을 할 계획이다.
이 원내대표는 정 의장과의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 의장의 진정성 있는 중재 노력을 존중하고, 국회를 지키려는 노력에 대해 잘 협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재안 수용 가능성에 대해 "최선을 다해보겠다"며 "청와대가 국회를 무시하고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태도지만, 정 의장이 중재안을 헌법적 가치를 살리는 도구로 쓰겠다는 마음에 공감하고 같이 노력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특히 여야는 이날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합의를 보지 못했다.
새누리당 조해진·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원내 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만나 논의에 나섰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조 수석부대표는 "합의를 못했기 때문에 추후 다시 논의해야 한다"면서 "오늘 보고서를 채택하거나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해 내일 본회의를 잡는 것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총리 인준과 관련한 본회의에 대해서는 협조하지 않겠다는 게 당 입장이기에 황 후보자 표결 관련한 본회의 의사 결정은 이견이 있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여야는 오는 18~19일과 22~23일 나흘 간 대정부질문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한 메르스 관련법은 25일 본회의에서 최대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 국회 메르스 특위, 부실 대응 질타에 삼성병원 "국가가 뚫린 것"
'메르스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는 11일 국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책특별위원회는 11일 질병관리본부와 삼성서울병원을 상대로 초동 대처의 부실함 등을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상희 의원은 "이번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질병관리본부장은 삼성서울병원을 완전히 치외법권 지대처럼 다뤘다"면서 "오늘 발표에 의하면 전체 환자 122명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한 환자가 55명으로, 어마어마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부천에서 발생한 메르스 환자가 당국으로부터 접촉대상자로 사전에 분류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삼성서울병원이 이렇게 허술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질병관리본부가 전혀 체크가 안됐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의 김영환 의원은 "(메르스 바이러스가) 창문을 통해 병원 복도나 밖으로 전파될 가능성이 (자체) 역학조사에서 나왔다. 그렇다면 공기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그런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사를 했고 분석 중이다. 결과가 나오는대로 발표하겠다"면서도 "아직까지 공기 감염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삼성병원측은 초기 전염발생 당시 제대로 방역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에 "우리 병원이 뚫린 게 아니라 국가가 뚫린 것"이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정 과장은 '삼성병원 측이 50여명에게 메르스를 전파한 14번 환자에 대한 관리가 소홀했다'는 같은 당 김상희 의원의 지적에도 "삼성병원이 1번 환자를 진단할 수 있었던 것은 해당 환자가 중동에 다녀왔다는 단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14번 환자는 중동에서 온 환자도 아니었고, 우리 원에 왔을 때는 다른 병원을 거쳐 온 폐렴환자에 불과했다"고 거듭 삼성병원 책임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어 "신속하게 정부로부터 우리나라에서 메르스가 집단 발병하고 있다는 정보가 없다면 병원에서는 해당 환자에 대해 (단서가 없어 메르스 여부를) 알 수 없었다"며 "때문에 14번 환자로부터 다수가 노출된 상황이 발생했고, 그 이후 모든 힘을 다해 노출자를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정 과장은 14번 환자가 메르스 최초 발병병원인 평택성모병원을 거쳐 왔지 않느냐는 질의에는 "평택성모를 거쳐 온 것은 알고 있었지만 평택성모에서 집단발병이 있었다는 사실은 몰랐다"며 "(집단발병 사실은) 정부가 통보해줘야 할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