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5월까지 담배를 통해 거둔 세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00억원 가량 늘었다.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명분을 붙여 담배에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올해 초부터 대폭 끌어올린 담배가격(2500원→4500원)이 실제로 상당한 규모의 세수증대 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담배 판매로 거둬들인 세금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00억원 늘었다. 특히 정부가 거둬들이는 담배세금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수 부족 등으로 재정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담배 판매로 거둬들인 세금의 규모는 올해 1월 400억원에서 2월 1000억원, 3월 1300억원, 4월 3300억원으로 증가세가 뚜렷하다. 지난달 담배로 판매로 인한 세수 증가폭은 잠시 주춤했으나, 5월까지 약 8800억원의 세금을 지난해보다 더 거둬들인 것이다.
담배세금이 늘어난데 는 담배 소비량 회복의 영향이 크다.
실제 담배반출량은 담배가격 인상 직후인 올해 1월 34억 개비(1갑 20개비 기준, 약 1억7000만갑), 2월 36억 개비(1억7900만갑)로 낮아졌으나, 3월 들어 49억 개비(2억4300만갑)으로 껑충 뛰었다.
담배가격 인상에 따라 금연을 결심했던 흡연자들이 다시 구매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4월과 5월의 담배반출량은 각각 58억 개비(2억9100만갑), 58억 개비(2억9100만갑)로 집계됐다.
물론 담배반출량은 공장이나 창고에서 담배가 얼마나 나갔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기 때문에, 사실 소비자에게 판매된 양으로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제 소비량이 반출량에 가까워지는 만큼, 담배가격 인상에 따른 금연효과를 바라는 정부의 바람과는 달리 담배세금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담배 소비량은 작년 수준만큼은 아니다. 지난달 담배반출량은 작년 5월에 비해 23% 적었으며, 올 1월부터 5월까지의 반출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앞서 담배가격 인상에 따른 담배 판매량이 34%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바 있다.
이 같은 조치로 담배 세수는 연간 2조8547억원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4~5월 수준의 반출량을 계속해서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올해 담배로 거둬들인 세금은 1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담뱃세 총 수입은 6조7427억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