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더워지면서 냄새로 고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출근길 만원 버스나 지하철에서 다른 사람의 땀 냄새까지 난다면 불쾌지수는 극에 달한다.
분명 샤워를 했는데도 흐르는 땀은 어찌할 수 없어 비위생적인 사람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특히 30대 후반 이후 중장년층 남성은 ‘노화 체취’가 겹치면서 본의 아니게 민폐를 끼치게 된다.
흔히 ‘암내가 난다’고 표현되는 액취증은 땀샘 중 아포크라인 땀샘의 과다 혹은 이상분비로 겨드랑이 부위에서 고약하고 시큼한 냄새가 나는 질환이다. 사춘기 이후 내분비기능이 왕성한 젊은 성인에서 잘 생기고 여름철에 심해진다. 동양에서는 가족력을 보이는 예가 많지만 환자의 20%에서는 유전과 상관없이 발생한다.
인체의 땀샘은 주로 땀을 생성하는 에크라인 땀샘(eccrine sweat gland)과 암내를 유발하는 아포크라인 땀샘(apocrine sweat gland) 두 종류가 있다. 에크린샘에서 나오는 땀은 99%가 물로 구성돼 있으며 몸 전체에 걸쳐 존재한다. 피부 표면에서 증발해 체온을 조절하는 작용을 한다.
반면 아포크린샘에서 나오는 땀은 지질이나 유기물질이 섞여 나오므로 피부의 세균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에서 냄새가 발생한다. 겨드랑이와 생식기의 피부에 집중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이 부위를 청결히 하지 못하면 불쾌한 냄새, 이른바 ‘남자 냄새’가 난다.
배태희 중앙대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아포크라인 땀샘에서 분비되는 땀은 우유 빛깔로 점도가 높고, 흰옷에 노랗게 착색이 잘되며, 분비 당시에는 냄새가 나지 않지만 세균에 의해 분해돼 지방산과 암모니아가 생성되면서 암내를 풍긴다”고 설명했다.
노화 과정에서 분비되는 ‘노네날’ 성분은 노화체취, 일명 ‘홀아비 냄새’를 유발하는 주원인이다. 나이가 들면 인체내 지질에서 ‘9-헥사데센산’이라는 지방산이 산화 및 분화되면서 노네날 성분이 등과 가슴 부위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액취증 증상을 최소화하려면 평소 목욕을 자주하고 파우더·데오드란트를 사용하며 겨드랑이털을 짧게 깎고 다녀야 한다. 수술적 방법으로는 절연전기침, 피부절제법, 피하조직절제술 등이 있다.
절연전기침은 모낭에 전기충격을 가하는 것으로 흉터가 생기지 않고 시술 직후 일상생활이 가능하지만 치료효과는 떨어지는 편이다. 피하조직절제술은 겨드랑이 부분을 4㎝ 정도 절개한 뒤 아포크라인 땀샘을 제거하고, 절개 부위를 다시 봉합한 다음 압박드레싱을 한다. 1주일 정도 팔을 움직이지 않아야 하고 흉터가 남지만 재발률이 낮은 편이다.
레이저를 이용해 모낭과 함께 아포크라인 땀샘을 파괴하는 방법도 있다. 통증이 적고 샤워나 운동 등을 바로 할 수 있지만 5~6회 반복시술이 필요하고 완치가 어려운 게 단점이다. 헬스오 박정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