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정, 연봉(수당) 받고도 안받았다 또 '오리발'

정구정 현 세무사회장이 최근 조세일보(www.joseilbo.com)가 보도한 기사에 대한 장문의 글을 전국 1만여 세무사회원 사무소에 팩스 공문 및 세무사회보를 통해 배포했다. 정 회장은 '호소문'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자신에 대한 의혹제기는 모두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세무사회 예산서 상 '임원수당'으로 명시된 3억원(*임원(회장) 수당 2억원 +임원(특별) 수당 1억원)을 연봉이 아닌 '판공비'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중 2억원만(회장 수당) 세금을 제외한 후 자신이 지급받았다고(월 평균 1050만원) 주장했다.

■ 원천징수 후 개인통장에 정기 입금되는 돈이 연봉(수당)아니면 무엇인가

세무사회에서 세금을 원천징수한 후 정 회장 개인통장으로 정기 지급되는 수당(사실상 연봉)이 어떻게 지출증빙을 첨부해야 하는 판공비라는 말인가. 박상근 세무사(전 세무사회 감사)의 지적 이후 판공비가 월정액 수당(연봉)으로 바뀐 것을 세무사들이 다 아는데 무슨 오리발인가? 

정 회장이 3선에 성공한 후 신설된 임원(특별) 수당 1억원도 마찬가지다.

정 회장은 이 돈의 경우 자신이 한 푼도 받아가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이 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하지 않았다. 세무사회 관계자들의 제보에 따르면 이 돈은 정 회장이 상당부분 사용하고 나머지를 다른 임원들이 나눠 쓰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또한 이들이 회무 집행을 위해 이 돈을 쓰고 있다는 증빙자료는 단 한 장도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래놓고 이 돈을 판공비라 이야기 하고, 자신은 이중 2억원밖에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 타자격사 회장은 연봉 '0원', 지출증빙 필요한 판공비만 있을 뿐

조세일보 보도대로 공인회계사 회장 등 타자격사단체 회장에게는 세금원천징수 후 개인통장으로 입금되는 정기적인 수당(연봉)이 없는게 맞다. 다만 지출증빙을 갖춰 써야하는 판공비가 있을 뿐이다.  
 
조세일보가 정 회장이 세무사회 산하 조세연구소장을 겸직하며 외부전문가 출신 소장 영입 목적으로 책정해 놓은 6000만원을 연봉으로 표기한 것은 잘못된 표현임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 돈 또한 2013년 해당 직위를 겸직하고 있던 정 회장이 임원 수당 1억원 증액을 조건으로 폐지된 것이라는 것이 세무사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질적으로 4000만원이 증액된 것이다.

이전까지 정 회장이 소장 겸직과 함께 이 돈을 받았다는 것이 세무사회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 연봉 아닌 십 수억 '판공비'는 어디로?

세무사회 안팎에서 예산서상 연구비, 제도개선비, 홍보비, 접대비, 경조비 등 십 수억원도 회장의 판공비나 다름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그만큼 씀씀이에 있어서 투명성이 의심된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대외전략위원회 회의비 1억원 또한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들 비용의 경우 대부분 증빙이 남아 있기 때문에 뾰족하게 정 회장이 마음대로 전용했다고 이야기 하지 못할 뿐 일일이 조사를 해 보면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세무사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 지방회장은 연봉 없고 판공비만 있을 뿐

조세일보가 '선출직인 지방회장들에게 연봉을 지급하고 있지 않다' 고 보도한 부분도 "사실과 다르다"는 정 회장의 주장도 잘못이다.
 
세무사회 예산서상 지방회장들에게는 판공비와 업무추진비로 각각 1200만원(월 100만원), 360만원(월 3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원천징수가 이루어지지 않는데다가 지출증빙을 모두 남겨야 하는 돈이기 때문에 원천징수 후 정기적으로 개인통장을 통해 받는 정 회장의 수당(연봉)과는 전혀 다르다.

성격이 다른 점외에도 금액도 비교가 안된다. 정 회장이 수당(연봉) 이외에도 십 수억원의 각종 경비(홍보비, 접대비 등) 등을 사용하고 있는 반면, 많게는 수 천 명, 적게는 수 백명의 회원들과 십 수명의 사무국 직원들을 통솔하는 지방회장(부회장 포함)들에게 지급되는 월 130만원 수준의 판공비를 인별로 나누어 정회장 개인이 받는 돈과 비교하면 그야 말로 '새발의 피'다. 

지방회장(부회장 포함)에게는 연봉이 없다. 그나마 판공비도 본회와 비교하면 '조족지혈'이다.

■ 공익재단 출연금 '1억원'은 세무사회 공금이 맞다 

정 회장은 또 공익재단에 출연한 1억원의 자금원천을 소명하면서, 2003년 세무사법 개정 추진과정에서 회직자들이 준 격려금을 지출하지 않고 8000만원 가량을 자신의 개인통장에서 현금인출해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 돈을 자기가 가져도 되지만 여기에 사비를 좀 더 보태 1억원을 2010년 8월 세무사회에 장학재단설립기금으로 기증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 돈은 '금품선거' 논란이 됐다가 이듬해 정 회장이 제27대 세무사회장에 당선된 후 직접 소명까지 했다.

2011년 5월27일 정 회장은 전 세무사회원에게 팩스 공문을 보내 "2003년 회장 재임시 회원들이 납부한 성금 8000여만원을 포함해 1억원을 기부한 뒤 개인재산을 (장학재단기금으로)기부한 것으로 오해가 야기되었으므로 회원님들께 심려를 끼치게 된 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자신이 다 시인을 해놓고 이 돈을 다시 공익재단 출연금으로 전용한 후, 조세일보가 '정 회장이 2012년 공익재단에 출연한 1억500만원의 돈 중 본인의 사비는 500만원에 불과하다'고 보도한 내용은 잘못됐다고 정 회장은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2011년 정 회장이 세무사회에 돈을 기탁했고 세무사회는 이후 별도 계좌를 개설해 이 돈을 관리해 왔기 때문이 이 돈은 세무사회의 돈이다.

그런데 자신이 회장이 된 후 '이 돈은 원래 내 돈이다'라며 자신의 이름으로 공익재단에 기탁하는 것을 정상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정 회장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