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 속 수입 감소 더 커…경상수지 흑자 1000억달러”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올해 우리나라 연간 경제성장률은 수출부진으로 2.7%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최근 발표된 주요 기관의 전망치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나금융연구소는 23일 '하반기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중 유가하락과 금리 인하로 구매력이 개선되고 주택시장의 호조로 건설투자가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부진과 원/엔 환율 하락 등으로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올해 대규모 세입결손으로 인한 정부지출 부진이 예상되면서 2%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0%, 한국은행은 3.1%, 한국개발연구원은 3.0%로 경제성장률을 예상했다.
김영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민간소비와 건설 투자 등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높아지겠지만 성장률을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또 저금리, 저유가로 실질구매력이 개선됨에 따라 민간소비는 개선되겠지만 이자와 보험 등 비소비지출 부담 증가와 중동호흡기증후군(매르스) 확산 등으로 개선 효과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건설투자는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세수부족에 따른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의 위축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수출은 신흥국 경기부진과 석유류 수출 가격 하락 등으로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수입은 더욱 큰 폭으로 줄어 연간 경상수지 흑자폭은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했다.
물가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약화와 수요측면의 물가압력이 없어 연간 0%대 상승률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단 4분기 이후에는 유가하락의 기저효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는 또 시중금리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과 물가 상승압력 강화로 글로벌 국채 시장의 약세가 지속되면서 장기금리 중심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장보형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미 연준의 금리인상 경험이나 달러화 강세의 부작용 우려 등을 감안할 때 달러화의 일방적인 강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연준 금리인상을 앞두고 진행된 글로벌 달러화 강세는 하반기 중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이어 2011년 이후 5년째 분기별 성장률이 평균 0.7%(연율 2.8%)에 그치고 있고, 소비자물가도 3년째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2.5~3.5%)를 하회하고 있다며 저성장·저물가 환경이 일상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가계부채 부담과 빠른 인구 고령화, 투자심리 부진, 세계교역 둔화 등의 구조적인 흐름을 감안해 이같은 상황은 앞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연구소는 이처럼 저성장·저물가 환경이 계속될 경우 가계부채 관리부담과 기업 신용위험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금융권의 영업환경을 지속적으로 압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 금리반등 및 외화부채 환산손 등으로 금융권의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김영준 연구위원은 "성장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기에는 이르다"며 "재정 및 통화정책의 조합과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전반의 역동성 제고를 시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