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권 정국, 여야 격돌 '격화'…野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 고심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한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 국회는 6일 본회의를 열어 재의절차를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새누리당이 표결에 불참할 뜻을 거듭 밝히면서 여야 갈등 역시 격화되고 있다.
앞서 새누리당은 지난 달 25일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의 거부권 입장을 존중할 뜻을 밝히면서 표결에 불참할 것을 결정한 바 있고 이날 역시 '표결 불참'을 재확인했다. 이에 야당은 "국민 배신"이라고 압박하고 나서면서 어떻게 대응할지 시나리오별 대책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법 표결은 지난 25일 의원총회에서 표결하지 않기로 했는데 오늘 오후 의총에서 변경되지 않는 한, 25일 의총에서 결론난대로 표결에 참여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야당이 국회법 표결이 무산될 경우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보이콧'을 시사한 것에 대해 "나머지 민생법안들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야당과 협의를 계속 하고 오후 의총에서 보고 드리겠다"며 "아무쪼록 야당은 대승적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 재의와 관련, 새누리당 표결 불참 결정에 대해 "오늘 새누리당이 대통령에게 굴종할 건지, 국민의 뜻을 따를 것인지 선택하는 날"이라며 "새누리당이 표결에 불참한다면 '국민 배신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문 대표는 "새누리당에 지금 필요한 것은 ‘아닌 것을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와 결단"이라며 "국회의원이 따라야 할 것은 독립된 헌법기관으로서의 양심이지 대통령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오만, 독선, 불통, 무능은 여기서 끝내야 한다"며 "모든 것이 오늘 새누리당의 선택에 달렸다"고 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새누리당이 표결에 불참할 경우와 관련해 "대략 (여당 선택에 따라) 시나리오별로 검토한 내용을 (최고위에서) 설명했다"며 "최고위에서 (대응책은) 저한테 다 위임한 것이고, (여당이 불참하면) 그대로는 못 간다"고 거듭 압박했다.
다만 이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표결에 불참할 경우 61개 법안 처리 무산 가능성에 대해 "변동 없다"며 "국회의장과 (본회의)일정을 잡은 거니까 (법안처리) 시기가 1시간, 3시간, 10시간 (지연이) 있을 수 있지만 (내일 통과가) 안 돼선 안 된다. 약속을 했으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영식 최고위원 이날 본회의에 상정될 크라우딩펀딩법 등 61개 경제 관련 법안 처리에 대해 "(여당을) 규탄, 성토하고 나서 법안을 처리하는 게 영 내키지 않는 건 사실"이라고 지적하면서 "국민여론이 그것을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고민돼 내일 최고위 회의를 통해 한번 더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최고위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의원총회를 열어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한 당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의총 직후에는 국회 로텐더홀에서 새누리당의 국회법 개정안 재의 표결 참여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