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항 국세청 감사관이 세무대리인의 비리근절을 위한 종합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국세청은 세무대리인의 금품제공 등 비리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징계강화 등의 대책을 내놨다. (사진=김용진 기자)
금품제공 세무대리인 '징계' 대폭 강화
'금품제공 권유' 세무대리인 신고유인책 도입
국세청이 납세비리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불법 세무대리인에 대한 고강도의 근절 대책 추진을 천명했다. 세무대리인에 대한 징계를 강화하고 세무대리인을 배제한 조사면담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6일 세종시 나성동 국세청사에서 전국세무관서장회의를 개최, 비정상적인 세무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등 하반기 국세행정 운영방안을 확정했다.
이번 방안에는 임환수 국세청장이 그동안 강조해온 고강도의 세무대리인 비리근절 대책이 담겼다. 세무대리인의 적극적 협조없이는 세무부조리를 근절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 하에 비위직원에 대한 처벌과 함께 세무대리인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금품을 제공하거나 수수한 행위에 대해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 비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세금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 금품제공 세무대리인 "꼼짝마" = 국세청은 금품을 제공한 세무대리인에 대해서는 징계수위를 현재보다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세무대리인들이 국세청 직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해 직원들이 줄줄이 조사를 받거나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의 사건이 연이어 터지자 국세청은 비위직원에 대한 처벌은 물론 세무대리인의 징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실제 징계처분을 받은 세무대리인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재부에 따르면 2010년 징계처분을 받은 세무대리인은 10명에서 2011년 55명으로 크게 늘었으며 2012년 11명으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2013년부터는 39명, 2014명 51명 등으로 증가했다. 5년 동안 166명이 징계를 받은 것이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국세청이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법인세 등 1억원 이상의 탈세를 도와준 혐의가 있는 세무대리인 74명을 적발하고도 절반이 넘는 38명에 대해 기재부에 징계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세무대리인 징계권을 쥐고 있는 기재부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비리를 저지른 세무대리인에 대해 징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세청은 금품제공의 경우, 금액에 상관없이 직무정지 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기재부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금품제공 빌미 "사전에 뿌리뽑는다" = 국세청은 세무대리인에 대한 사후관리와 더불어 비리를 사전에 근절토록 하는 방안도 같이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세무조사 과정에서 세무대리인을 통한 비리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조사팀-납세자 직접 실명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조사팀-납세자 직접 실명제'란 조사과장 또는 팀장이 세무대리인을 배제시킨 채 납세자와의 일대일 면담을 통해 조사쟁점을 설명하는 한편 세무대리인의 금품 제공권유 사실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금품 제공을 권유하는 세무대리인에 대해선 즉시 신고하도록 안내하는 한편 신고한 납세자를 '클린 신고 납세자'로 선정해 우대혜택을 제공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위임장이 없이 세무대리 업무를 보거나 세무조사 진행 중에 대리인을 교체하는 등에 대해선 사전·사후관리를 철저히 할 계획이다.
세무사법에 규정된 성실신고 허위확인, 성실기장 등의 의무를 위반한 행위에 대해선 철저히 관리·감독하고 위반 혐의를 발견하면 징계 요건 조사를 반드시 실시하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세무사법 의무 위반으로 징계처분을 받은 세무대리인은 국세심사위원회 등 국세청 소속 위원회 활동을 배제하는 등의 불이익을 줄 계획이다.
이은항 국세청 감사관은 "국세청은 그동안 추진해왔던 세무부조리 근절대책과 새롭게 마련한 비정상적 세무대리행위 방지대책을 포함하는 세무부조리 근절 종합대책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며 "국민권익위원회('세무대리업무 청렴성 제고' 과제 추진중) 와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이번 대책이 제도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