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해킹의혹과 관련한 진상조사를 맡고 있는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정보지키기 위원회 위원장이 1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나와 발언하고 있다.
여 "안철수, 정보위로 보내라" 야 "국정원, 해킹프로그램 사용내역 제출하라"
국가정보원의 스마트폰 해킹 의혹과 관련, 야당의 공세가 한층 더 구체화되어가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정면돌파' 태세로 나오면서 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17일 이탈리아 업체에서 구입한 해킹 프로그램이 순수한 대북 정보활동 또는 연구 목적에만 쓰였다는 국정원의 해명에 무게를 실어주며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세를 "헛다리"라고 폄하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 당직자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정원 해킹프로그램 구입 논란에 대해 "국가 안위를 위해 해킹 할 필요가 있으면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안철수 의원이 최고 전문가면 국회 정보위원회에 들어와 활동을 해야 한다"며 "정보위 여당 간사가 현장 가서 조사를 해보자고 해도 바로 응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야당이 헛다리를 짚어도 제대로 짚었다"며 "안 의원께서 위원장을 맡았는데, 정보위에 들어와서 현장을 직접 보시는 게 좋겠다"고 꼬집었다.
새정치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야당 소속 정보위원 1명을 사임시키고 그 자리에 안 의원을 보임하도록 제안했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국정원의 해킹프로그램 구입과 도감청 의혹에 대한 국회 정보위 조사 참여와 국정조사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새누리당은 아예 안 의원이 정보위원이 되어 국정원으로부터 정보를 보고받으라는 이야기다. 국회 정보위는 국정원으로부터 비공개로 보고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정보위는 국정원 현장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조 수석부대표는 "국가정보기관에 대한 의혹 제기를 하면 엄청난 국가적 손실도 따른다"며 "잘못된 의혹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제헌절 67주년을 맞은 이날 "헌법에게 참 부끄러운 제헌절"이라며 "댓글 공작으로 대선에 개입하더니 이제는 스마트폰 불법 해킹으로 국민 일상을 감시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주권자인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라며 "국정원의 불법 대선 개입과 연이은 반국가적 범죄의 진상을 규명하고 단죄를 못하면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는 무력화될 것이다. 민주공화국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안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국가정보원의 스마트폰 해킹 및 도감청 의혹과 관련, 국정원에 'RCS(Remote Control System)' 사용내역 제출을 요청했다. RCS는 국정원이 이탈리아 도감청 소프트웨어 업체 '해킹팀'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안 위원장은 "국정원이 14일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에서 이 프로그램을 구입한 사실을 밝혔는데, 악성코드를 보낸 아이피(IP) 주소나 휴대전화 번호 등 타깃의 식별정보가 남아있을 것"이라며 "국정원이 떳떳하다면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압박했다.
안 위원장은 "국가안보가 매우 중요하지만, 국민의 정보인권 역시 매우 중요하다"며 "수사권이 없는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적이고, 정치 역사상 이런 싸움이 정쟁으로 흐르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러나 국민의 삶에 보탬이 되는 싸움을 하겠다. 여당과 국민들의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여의도 중앙당사에 일반 국민이 휴대전화 해킹 여부를 점검할 수 있는 검증센터를 열고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