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野, 의혹제기 사실 아냐" 야 "국정원 성명, 해외토픽감"
국정원 해킹 의혹과 관련한 여야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국정원 직원 임모(45)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해 야당은 검찰의 수사와 국회 차원의 청문회 및 현안질의 등을 연일 압박하고 있다. 이에 새누리당은 야당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이 아니다"며 국정원 현장방문 조사를 거듭 주장했다.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상임위원장·간사단회의에서 "야당에서 안철수 의원과 문재인 대표가 해킹 의혹을 시연했는데 해킹 당했다는 얘긴 안 나온다"며 "의혹을 제기했으면, 당시 대선주자였던 우리는 해킹당하지 않았다고 얘기해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조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한테 말하고 싶은 건, 의혹을 제기하면 의혹을 해명하고 국정원이 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시인해주는 것도 굉장한 용기"라고 지적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야당에서 의혹을 제기한 건 전부 아닌 것으로 판명났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의원은 국정원의 감찰 압박으로 임모씨가 자살한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국정원 감찰실은 원래 다른 데보다 센 편"이라며 "(직원에 대한) 감찰 조사는 감찰실에 불려가서 해야 되는데 얼굴도 못 보고 전화 몇 번 한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찰조사를 세게 받을 이유도 없었다. 잘못이 없기 때문"이라며 "오해 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국정원 현장 방문 자체가 세계에서 유래 없다. 서버 라인을 본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라며 "그래도 의혹을 풀기 위해, 국정원 과거 문제가 있기 때문에 명백히 할 필요가 있다 해서 결정했는데 그거마저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장만 보면 알 수 있다고 하는데, 빨리 현장 방문해서, 삭제한 건 주말까지 복구된다니까 야당에서 결정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민식 의원은 야당의 국정원 현안질의와 특위 및 국정조사 주장에 대해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며 "지난 해 10월 카카오톡 감청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 200만명이 사이버 망명을 했다. 그 이후에 어떻게 되었나. 정치권과 언론에서 호들갑을 떨었는데 얼마안가 원대복귀(카톡 다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정원이 전날(20일) 집단 성명을 내놓은 것에 대해 "국정원이 맞출 수 없는 퍼즐 조각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모습"이라며 "한 나라의 정보기관 직원들의 일동 성명은 해외 토픽감"이라고 일갈했다.
이 원내대표는 "(직원 성명은) 국정원의 특성상 국정원장 지시나 승인 없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병호 국정원장은 일동 명의의 성명을 승인 또는 지시했는지 여부와 성명서를 작성하고 발표한 주체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임모씨가 자료를 삭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해 "대북 테러용이라고 하면서 동시에 증거가 될 수 있는 국가기밀을 삭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며 "일개 국정원 직원이 국가 정보에 접근해 삭제를 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정원은 자신들을 믿어달라고 항변하지만 역사 속에서 국민을 기만하고 거짓이 밝혀진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간첩 조작과 대선 개입 사건 모두 그랬다"며 "국정원은 자신들의 주장대로 국민 사찰을 하지 않았다면 검찰 조사와 국회 청문회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거듭 압박했다.
특히 이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국정원이 검찰 수사와 국회 조사를 거부하면 그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인 신경민 의원은 국정원 불법 사찰 의혹과 관련해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하고 사용했던 당시 국정원을 총괄하던 원세훈, 남재준 전 국정원장과 이병호 현 국정원장의 해명을 요구했다.
신 의원은 "이번에 공개된 2014년 3월20일 회사(이탈리아 '해킹팀') 측 이메일을 보면 '한국 국정원 시니어 매니지먼트'가 국정원의 노출 위험성을 심각하게 물었다"고 '한국 국정원 시니어 매니지먼트'가 국정원 수뇌부 중 국정원장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시 국정원장은 바로 남재준 원장이기 때문에 남 전 원장이 이에 답할 이유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