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팝니다"…'주류 불법 거래' 횡행하는 인터넷

양주 등 주류가 인터넷을 통해 버젓이 거래되는 등 '불법 암거래'가 판을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는 전통주를 제외한 주류는 인터넷, 전화, 이메일 등을 통해 거래하는 것이 불법이며 '대면거래'만이 합법이다. 다만 주류판매업자가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개설해 제품을 홍보하거나 사전예약을 받은 후 대면으로 판매하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

주류판매허가를 받지 않은 개인 간의 거래는 대면거래라도 불법이며 주류판매업자와 개인 등이 이를 위반했을 경우 500만원에서 최고 2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주류의 통신판매를 엄격히 금지해놓은 이유는 미성년자에 대한 확인이 어렵고 가짜 양주 등의 판매로 시장거래질서가 흔들리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주의 경우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통신판매 허가를 받은 업자에 대해서만 성인인증을 받은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홈페이지 '상품문의'는 사실상 결제기능? = 국세청이 주류 통신판매 위반 행위에 대한 단속권을 가지고 이를 위반했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주류판매업자들은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개설해놓고 버젓이 주류를 거래하고 있었다.

과거에는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개설해 제품을 홍보하는 것 자체도 불법이었지만 지난해 주류 시장 활성화를 위해 고시가 개정되면서 제품을 홍보하거나 사전예약을 받는 것은 합법화 됐다.

'주류 통신판매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에 따라 홈페이지에 주류의 배송, 결제방법, 계좌번호, 주문전화번호 등 판매와 관련한 정보나 소비자들이 주류 전자상거래가 가능하다고 오인할 수 있는 쇼핑백, 장바구니 등의 기능을 표시하지 않으면 제품 홍보나 사전예약이 가능하다.

이에 주류판매 업체들은 홈페이지에 제품 가격과 제품 설명만을 표시해두고 일반 쇼핑몰의 장바구니나 물건 구매하기 기능 대신 '상품문의' 기능을 삽입했다.

이를 클릭하면 이메일과 연락처 등을 입력하게 되어 있었다.

'상품문의' 기능은 소비자가 상품을 문의하거나 주류 구매를 예약하고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방문하는 기능으로 쓰여야 하지만 실제로는 주류를 이메일과 전화로 거래하고 있는 일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 주소만 보내주면 택배 배송 "참 쉽네" = 말이 불법이지 인터넷에 개설된 홈페이지를 통해 비대면으로 주류를 사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이는 영세업체 뿐 아니라 '주류백화점'이란 명칭으로 양주와 와인 등 각종 주류를 판매하는 유명 주류유통업체인 ㄱ사와 ㅅ사도 마찬가지였다.

두 업체는 업계에서 알아주는 주류판매 프랜차이즈로 홈페이지에는 주류의 배송이나 결제방법, 장바구니 등 고시에 걸릴만한 어떠한 표시도 하지 않았지만 '상품문의' 기능을 통해 대면하지 않고 주류를 판매하고 있었다.

본지가 ㄱ업체 홈페이지를 통해 상품을 문의하자 업체에서는 이메일로 제품명과 제품가격을 보낸 뒤 휴대폰 문자메세지로 곧바로 계좌번호를 보낸 뒤 집주소를 요구했다.

택배로 발송하겠다는 뜻이었다. 

집주소를 보내며 택배로 보내주는 것이냐고 확인한 뒤 배송과정에서 깨지지 않도록 당부하자 업체에서는 "네. 택배입니다. 안 깨집니다"라고 답이 왔다.

ㅅ업체의 경우 '상품문의' 기능을 통해 주류 구매가 가능한지 문의하자 휴대폰 문자메세지로 "직접 전화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주류 구매 의사가 확실한지 확인하려는 절차를 거치려는 것이었다.

ㅅ업체로 전화를 걸자 업체 관계자는 제품의 가격을 알려주고 카드결제의 경우는 직접 매장을 방문해야 하며 이를 원하지 않을 경우 현금으로 계좌이체한 뒤 택배 배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류가 깨질 것을 걱정하자 업체에서는 "절대 깨지지 않는다. 깨지면 택배회사가 손해배상을 해준다"고 고객을 안심시키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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