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치과에 내원하는 환자들은 치과치료에 대한 불안과 공포 그리고 긴장을 느낀다.
이러한 감정 중에서 치과치료에 대한 공포감은 치과치료 경험 유무와 관계없이 어린이들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도로 나타난다.
필자는 어린 시절에 치과에 처음으로 내원했던 날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병원에 들어서자마자 코를 찌를 듯한 알코올 냄새와 드릴 소리는 온 몸을 위축시켰고 잠시도 편히 의자에 앉아 있을 수 없게 했던 것 같다.
어린 시절의 치과에 대한 기억은 치아를 뺄 때의 아픔보다 냄새와 소리 그리고 분위기에서 느끼는 공포가 오래오래 내 몸에 배어있는 듯하다.
환자들이 느끼는 치과공포는 주사와 바늘에 대한 공포, 통증발생, 치과기구와 핸드피스에서 나는 소리, 치아 삭제 시 발생하는 냄새, 치과 치료 중 숨이 막히는 것에 대한 공포 등으로 보고된다.
이러한 치과 치료에 대한 불안과 공포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일의 성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치과 치료에 대한 불안과 공포로 인해 수면장애나 부정적 생각, 신념, 두려움을 포함한 인지적 융합이 구강건강을 해치고 약물 복용, 근육긴장, 울음, 공격성 등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따라서 환자들이 느끼는 치과불안과 공포는 치과에 오면 당연히 느낄 수 있는 환자들의 감정 정도로만 치부할 일이 아니며, 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건강문제로 접근해 좀 더 적극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전문가적 개입이 필요하다.
최근 치과의료 인력들은 환자들의 치과공포를 낮추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치과공포 감소를 위한 중재법으로는 진정요법 또는 치과의료 인력과 환자간의 신뢰관계형성, 인지조절 방법으로 Tell-Show-do 방법과 휴식, 진료과정 중 필요시 손들기 등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근육이완요법과 최면요법, 음악감상, 아로마테리피, 진료실 환경의 색채 및 분위기 변환 등의 다양한 방법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치과공포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은 환자에게 치과 진료는 여전히 공포의 대상임을 시사하는 반면, 치과에서 적용해 온 치과공포 중재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필자가 최근 진행한 연구에 의하면 환자들은 마취가 불충분해 통증을 경험하거나 지인이 이야기하는 치과공포를 간접적으로 체험했을 때 치과에 대한 공포를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치과공포가 심한 환자들에게는 공포를 덜어줄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먼저 제시하여 환자 스스로 선택하게 하고, 치과위생사가 진료과정에서 환자의 변화를 꼼꼼히 살피며 적극적으로 노력할 때 긴장과 공포 감소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치과를 공포스러워하는 환자에게 치과위생사가 관심을 갖고 향기, 음악, 인지행동조절, 탈감각화와 같은 공포를 덜어주는 방안을 먼저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환자와 함께 노력한다면 환자들의 불안과 긴장을 크게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치과 병ㆍ의원에서 치과공포 수준을 감소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치과공포 수준 뿐 아니라 치과공포 중재를 위한 요구도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료진이 환자의 선호를 고려해 치과공포 중재법을 선택하고 적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마련과 치과의료 인력에 대한 교육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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