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큰절 외교' 논란, 野 "질 낮은 與 현 주소"

김무성, '과공비례' 비판에 "내년에도 큰절 할 것"

미국을 방문 중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외교행보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5일 미국 6·25 참전 용사 및 가족들과 만찬자리에서 참전용사들에게 큰절을 하고, 이튿날에도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한국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윌튼 워커' 중장의 묘비에 큰절을 해 '과공비례(過恭非禮. 공손함이 지나치면 예의가 아니다.)'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우리에게는 중국보다 미국", "전투기를 사겠다" 등 외교적 결례일 수 있는 발언을 해 논란이다.

김 대표의 언행이 연일 도마에 오르자,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표가) 미국에서 "중국보다 미국"이라는 등 중국을 무시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아 정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여당의 인식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북한의 중국 의존도가 심화되고 일본은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돼 동북아를 위협하는 등 정세가 시시각각변하고 있다"며 "한미 동맹 강화와 한중협력 발전을 동시에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걸 원내대표 역시 "김무성 대표가 부적절한 언행을 하고 있다"면서 "큰절 퍼포먼스는 품격도 낮고 외교적 예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김 대표가) '중국보다 미국이다'라고 언급했다. 이는 다른 나라에 대한 직설적 말을 해선 안 된다는 외교의 불문율을 어긴 것"이라며 "집권여당의 대표가 가져야할 소양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에 공을 들이는 것을 (김 대표도) 알고 있지 않느냐"면서 "김 대표의 행보는 마이너스 외교다. 질 낮은 새누리당의 현 주소"라고 비난했다.

한편 김 대표는 31일(한국시간) 뉴욕의 한 식당에서 뉴욕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자신의 외교행보에 대한 비판과 관련해 "어른에 예를 표하는 게 무슨 문제냐", "내년에도 절을 하겠다"고 맞섰다.

일각에선 김 대표의 방미 간 언행이 '보수의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대권 행보에 나서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김 대표는 "보수 우파가 반드시 정권을 재창출해야 한다"면서 "보수우파가 정권을 재창출하는 데 목숨이라도 바칠 각오"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간담회에서 대권 도전에 대해 "아직 대권주자의 자격이 없다"면서 "대권이라는 것은 그 시점에 국민의 소망에 맞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