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화물통관이란 말 그대로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다가 귀국하는 이들과 우리나라에 체류하기 위해 입국하는 외국인들의 이사물품에 대한 통관을 말한다.
외국에서 유학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다시 복귀하려는 이가 자신이 아끼던 '애마'(승용차)와 함께 한국땅을 밟고 싶다면, 이 같은 이사화물통관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서울본부세관은 지난해 9월 신속통관 및 국민편의를 위해 김포 경인 아라뱃길 내에 '국제이사화물통관센터'를 신설, 수도권 이사화물통관 시대를 활짝 열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세이사화물통관센터의 통관건수는 전년에 비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으며 특히, 중고 이사화물 자동차에 대한 통관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에는 잘 알지도, 그다지 관심도 없었던 외제차량을 매일같이 보게 되면서, 이제는 지나가는 차량의 옆모습만 봐도 어떤 브랜드의 차량인지 한 눈에 알아보는 정도가 됐다는 서울세관 이사화물과 김효식 관세행정관(사진, 41세, 7급).
그는 "업무적으로 피곤한 일도 있지만 자랑스러운 세관공무원으로서 앞으로도 더욱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 "도라산 사무소의 중추는 관세청이었다" = 김효식 관세행정관은 이사화물과로 전입오기 전 북한과 한국의 통관 관문인 도라산사무소에 근무하며 겪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 고려인 러시아 이주 15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한반도~러시아 자동차랠리팀(지프자동차 5대, 32명)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출정식을 열고 옛 고려인(카레이스키)들의 러시아 이주 이동경로를 따라 북한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전했다.
타슈켄트, 하바로브스크 등 중앙아시아를 거쳐 러시아와 북한 접경지인 블라디보스톡을 통해 북한으로 입국한 후, 백두산, 평양, 개성을 통한 뒤 광복절 당일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한다는 소식.
당시 도라산사무소 개소이래 경의선 육로를 통한 외국인 자동차 통관(일시수출입 차량통관) 실적은 전무하던 상황이었다. 때문에 관련 통관절차 전반(입경~재수출)을 정립하고 사전 준비를 하는데 많은 애로사항을 겪었다는 김 행정관.
그는 관련 규정에 따라 한국관세무역개발원을 통한 거치담보 문제, 보험사를 통한 차량의 국내운행시 자동차보험 문제, 파주시 경기도청을 통한 국제교통자동차운행표 발급업무, 향후 랠리팀의 출항 예정지(동해항) 관할 동해세관을 통한 재수출절차 안내 등 백지상태에서 이 모든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을 해야했다.
당일 예정된 입경시간을 훌쩍 지난 오후 5시가 되어서야 도착한 자동차렐리팀.
휴식조임에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부터 출근해 렐리팀을 맞이했다는 그는 "'또 언제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우리 동포의 후손인 고려인들을 볼 수 있을까'하는 마음이 들어 그간 업무준비를 하는 과정은 피로했지만 반가운 마음에 피로를 잊을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아울러 "공중파 TV 등을 통해 자동차 랠리팀의 입경모습이 방영되는 등 관세청의 위상을 조금이나마 드높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는 자긍심이 들었고, 도라산사무소에 상주하는 통일부, 국방부, 국정원 등 여러 기관 중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하는 기관이 관세청인 것에 자랑스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 세관공무원의 자부심과 힘의 원천 '가족' = 지난 1995년 관세청에 입사한 후 김 관세행정관은 통관, 환급심사, 보세화물, 여행자정보분석, 감시업무 등 다양한 관세행정 업무를 경험했다.
올해 2월부터는 이곳 김포시 아라뱃길 소재 이사화물과에 전입되어 또다른 새로운 업무인 이사화물 통관을 하면서 이사화물 자동차, 특히 많은 외제차량을 접하고 있다.
대면접촉이 잦은 업무특성상 다양한 해외 이사자를 만나게 되고, 그 중에는 소위 있는 집 티를 내며 안하무인(眼下無人)인 사람도 더러 있고, 변호사, 의사, 교수 등 전문직업군을 상대하는 등 나름의 애로사항도 있다는 김 관세행정관.
그는 "힘든 일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통관서비스에 만족하셔서 너무 감사해하는 분들도 보며 업무의 자부심을 느끼며 자랑스러운 세관공무원으로서 앞으로도 더욱더 열심히 노력할 것임을 새삼 다짐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모든 것에 앞서 힘의 원천인 우리 가족, 아내, 어렵게 태어나서 지금껏 건강하게 자라준 4살 된 딸 라혜(羅慧)에게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